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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졸업식 - 장세균

 

졸업(卒業)이란 학업을 끝낸다는 뜻이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졸업을 Graduation 또는 Commencement라고 하는데 Graduation은 점진적으로 성장한다는 뜻이고 Commencement는 새로 시작한다는 뜻이다. 서양은 어떤 과정을 끝낸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서 서양인은 미래 지향적 사고임에 반해 동양은 그렇지 않다.

 

지금, 중고등학교 졸업식 뒤풀이가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졸업생들의 알몸을 사진 찍어 동영상을 인터넷에 띄운다든가 졸업생 후배들을 집단적으로 폭력을 가해 피해 학생들 학부모들의 분노를 자아내게 한 사건 등 일탈행위들이 속출했다.

 

졸업식장에서 선배와 후배가 강당에 같이 앉아 졸업생과 후배가 주고받는 송사(送辭)와 답사(答辭)가 졸업식장을 숙연케 하고 한쪽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광경은 이제 호랑이가 담배먹던 이야기가 되고 말었다. 학교교육이 인성교육 운운했지만 졸업식후 해괴 망칙한 일탈행위들은 인성교육의 파탄을 증명한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졸업생들의 심리상태를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우리의 중고등 학교 교육이 천편일률적인 주입식 교육이다 보니 재미있고 흥미로워야할 학교생활이 스트레스 연속이었을 것이다. 졸업이란 바로 숨막힌 동굴로부터의 탈출이요 해방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졸업식후 교복을 찢는 행위는 학교라는 감옥으로부터 벗어난 것에 대한 자축행위 로 이해를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기보다 연약한 학생들을 졸업식후 집단 폭행하는 행위는 교육적 차원에서도 용서해주어서는 안된다. 가해자가 용서를 원치도 않는데 묵인 또는 용서하는 것은 인정(人情)의 낭비일 뿐이다. 교내 폭력행위의 심각성은 지난해 법무부 발표애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008년도에 학교 폭력으로 입건된 사건이 무려 2만 6692건이었는데 이는 2007년 2289건에 비해 무려 10배가 넘는 수치이다. 학교가 폭력의 사각지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 심각성을 못느꼈던 교육과학기술부의 안일 무사한 자세도 심각하다. 대통령의 지시가 있자마자 졸업식 문화개선에 나선 것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장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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