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진 논설위원
중국인들은 새만금사업을 어떻게 볼까. 인구나 땅덩이가 우리 보다 수십배 큰 이웃 나라 사람들에게, 단군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이라는 새만금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던 차에 전북도청에서 제7회 한중(韓中)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전북발전연구원과 중국 강소성(江蘇省)사회과학원이 해마다 갖는 정기대회였다. 이 대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그들의 생각중 일부를 읽을 수 있었다. 주제도 마침'새만금사업과 강소연안 개발계획을 통한 양지역 협력방안 모색'이었다.
그들은 한국의 새만금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었다. 새만금 뿐 아니라 네덜란드와 일본의 간척사업에 대해서도 장단점과 벤치마킹할 부분을 정확히 짚어냈다. 한 마디로 새만금사업은 '비교적 환경분쟁을 잘 극복한 사례'로 보는듯 했다.
강소성 역시 중국 총 간석지 면적(2만7000㎢)의 1/4을 차지하며 당(唐)나라 이래 대규모 간척이 활발히 이루어진 곳이다. 그들은 네덜란드와 일본, 한국의 사례를 통해 ▲적극적인 해양생태환경 복원 및 수질개선 ▲바다 매립 규모의 엄격한 통제 ▲바다 매립 방식의 개선 ▲매립지의 고효율적인 이용을 제시했다.
그리고 신(新)아시아-유럽 랜드 브리지의 출발점인 연운항(連雲港) 개발에 대해 설명했다. 실크로드의 부활로 불리는 랜드 브리지(Land Bidge·대륙간 연결로)는 중국- 카자흐스탄- 시베리아 철도- 모스크바- 노틀담항에 이르는 '지구상 또 하나의 허리띠'다. 중국 4대 고전중 하나인 서유기(西遊記)에 나오는 손오공의 고향인 화과산(花果山)이 자리한 곳으로 새만금 신항이 속도를 낼 경우 좋은 파트너가 될 성 싶었다.
또한 강소성은 신재생에너지중 태양광분야 세계 1위로, 새만금 신재생에너지단지 등과의 협력문제도 대두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새만금지역을 한국의 두바이로 만들겠다'는데 대해 고개를 저었다. 이미 폐기한 구호였지만 씁쓸했다. 또 "중국 최대의 도시 상해(上海)가 인접해 있어 투자유치에 어려움이 없는가"는 물음에 '서울과 경기도의 관계'라며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수도권에 모든 게 집중된 한국 현실과는 거리감이 느껴졌다.
이날 새만금보다 잘 나가는 상해 포동(浦東)지구나 천진 빈해(濱海)신구 둥은 언급되지 않았다.
'바다의 만리장성'에 비유되는 새만금이 중국인들도 유혹을 느낄만한 곳이었으면 좋겠다.
/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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