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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탄소소재 산업

조상진 논설위원

20세기가 '실리콘의 시대'라면 21세기는 '탄소의 시대'라고 한다. 그만큼 탄소소재가 각광 받는다는 말일 것이다. 탄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흔한 자원 중 하나다. 석탄을 비롯 흑연, 활성탄, 카본블랙, 공업용 다이아몬드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탄소소재는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으면서도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지 못했다. 마치 1만년 전 땅에 묻힌 나무가 석탄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과 비슷하다. '오래된 미래'였던 셈이다.

 

이같은 탄소소재는 가볍고 강도가 높아 경량화를 통한 에너지 절감에 그만이다. 특히 탄소섬유가 그렇다. 탄소섬유는 석유화학제품이나 석유 찌꺼기인 피치(Pitch)를 원료로 하여 누에에서 실을 뽑듯 실 형태로 만든 뒤, 이것을 섭씨 3000도로 열처리(탄화)한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탄소섬유 한 가닥은 800㎏ 소형차 한 대의 무게를 견딜 정도의 강도를 갖는다. 따라서 우주선과 항공기, 조선, 자동차, IT, 로봇, 풍력발전, 차세대 전지 및 레포츠 용품 등에 널리 쓰인다. 시장 규모는 2008년 15억 달러에서 2014년 24억 달러로 성장이 기대된다.

 

이 분야는 1970년 대부터 일본이 시장을 장악해 왔다. 도레이, 테이진, 미쓰비시 레이온 등 3개사가 전체 시장의 70%를 휩쓸었다. 나머지는 미국이 뒤쫓고 있고 중국 등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부터 태광산업과 동양제철화학이 탄소섬유 생산을 시도했다가 포기했다. 단가가 비싼데다 수요처 확보가 어려워서다. 정부와 기업들은 2000년대 중반 들어 이 분야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탄소소재를 포함한 부품소재가 우리나라 무역적자의 70% 이상을 차지해 개발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전북은 2003년 전북기계탄소개발원을 중심으로 꺼져가던 국내 탄소산업의 불씨를 살렸고 국내 유일의 풀세트 생산체제를 갖추는 등 선점에 성공했다. 이같은 노력을 높이 산 정부는 2015년까지 2000억 원을 들여 전주·완주에 탄소밸리(탄소산업 전용산단)를 조성키로 했다.

 

이에 발맞춰 19일 국제탄소연구소가 전주시 팔복동에 문을 연다. 한국과 미국 일본 독일 연구진이 탄소복합재료와 나노소재 등 첨단부품소재를 연구키로 한 것이다. 오랫동안 농도(農道)였던 전북이 첨단분야에도 우뚝 섰으면 싶다.

 

/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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