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세계 정상들의 모임인 '2010 G20 서울 정상회의'리셉션이 열린 곳은 국립중앙박물관이었다. 또 같은 시각 영부인들은 삼성의 사설박물관인 리움(Leeum)에 모여 만찬을 가졌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때 마침 중앙박물관에서는 '700년만의 해후'라는 부제가 붙은 고려불화대전이 열리고 있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 등 세계 정상들이 이 불화를 어떤 심미안으로 감상했는지 모르겠으나 이날 가장 관심을 끈 작품은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였다. '물방물 관음'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전시된 108편의 고려 불화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언제 일본으로 건너갔는지 알 수 없지만 센소지(淺草寺)가 소장한 것으로, 일본 현지에서도 공개되지 않아 일본 학자들 조차 보기 어려웠다고 한다.
화려한 색채와 호화로운 금니, 흐르는듯 유려하면서도 힘있는 선묘 등 고려인의 놀라운 미의식을 보여준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못지 않다는 평가도 따랐다. 이는 고려 때 관음신앙이 무르익었음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면 관음보살은 무엇이고 어떻게 우리나라에 건너왔을까. 관음은 인도 불교가 중국으로 전파될 당시 산스크리트어 아바로키테슈바라(Avalokitesvara)를 한자로 번역한 것이다. 광세음(光世音) 관세음(觀世音) 관자재(觀自在)와 같은 말이다. 또 보살(bodhisattva)은 세간과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성자(聖者)다. 따라서 관음보살은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중생을 구제하고 제도하는 보살이다. 난파 화재 암살 도둑 등 재난에 처했을 때 '관세음보살'을 염송하면 그 순간 재해가 소멸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인들에게 가장 쉽고 친숙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화엄경에 의하면 관음보살은 인도의 남쪽에 있는 보타낙가산(普陀洛迦山·Potalaka)에 머문다고 알려져 있다. 이 신앙은 특히 해난(海難)과 관계가 깊다. 인도 남부에서 중국 주산군도 보타산을 거쳐 우리나라와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 해로(海路)를 따라 퍼져갔다. 이 중 중국 영파의 보타산은 세계적인 관음성지로 꼽히며 우리나라는 3대 관음성지인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 강화 보문사를 비롯 33곳을 성지로 지정했다.
인류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관세음보살!
/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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