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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연평도 후일담 - 장세균

국가 위기를 위기로 의식하지 못하고 막연히 잘 되겠지 하는 것이 안보 불감증 일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북정책이 주적 개념을 흐리게 하여 안보의식이 해이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햇볕정책'이 먼저 북한의 옷을 벗기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남한이 먼저 옷을 벗어야 할 지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남한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요구하면서도 확전만은 안된다는 주장이 많은가 하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은 남한쪽에서 빌미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북한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번 연평도 사건은 우리 군대에 대한 자성의 계기도 주었다. 현재 군 지휘부들은 베트남전이 끝난 뒤 임관돼 전투경험이 없다는 단점도 지적받았다. 또 평시체제가 60년 이상 지속되다보니 군이 행정적 조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지적도 눈에 띈다.

 

우리 속담에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고 하듯이 북한이 오래전부터 우리 군의 사격훈련에 대해 협박성 발언을 해왔지만 설마 민간인이 거주하는 섬을 공격할 줄을 몰랐다는 안이한 의식이 질타를 받았다. 또 싸우는 것이 두렵다는 사병들이 많다고 한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있자 실제 상황임에도 많은 병사들은 응전(應戰)태세를 갖출 생각은 없이 진짜 전쟁이 나면 어쩌나 하고 두려워했다는 것이며 설마 전쟁이 나겠어 하고 반신반의(半信半疑)했다고도 한다. 어떤 병장은 전쟁이 나더라도 제대한 후에나 났으면 했다고 한다. 지난 2일에는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4대강 사업을 놓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임진왜란이 일어나 피란을 가서도 동인(東人)과 서인(西人)사이에 삿대질까지 하며 의견충돌이 끊이지 않자 이항복이 초연히 일어나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제가 큰 실수를 했습니다. 이렇게 싸움 잘하는 동인들로 하여금 동해(東海)를 막게하고 서인들로 하여금 서해(西海)를 막게했으면 왜놈들이 이렇게 이땅에 발을 붙였겠습니까. 이제야 이것을 제가 깨달았으니 원통합니다." 이항복이 살아서 오늘의 우리 연평도 반응을 본다면 무어라 말했을까 궁금하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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