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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류사오보와 젊은층 - 장세균

1901년 적십자를 창설한 스위스의 앙리 뒤낭이 처음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후, 우리와 가까운 나라에서는 1974년 일본의 사토 에이사쿠에 이어 티벳의 달라이 라마, 그리고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여사, 2000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10년에는 중국의 류사오보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다.

 

류사오보는 욱일승천의 중국의 허상(虛想)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에 의하면 중국은 결코 21세기 인류의 희망이 될 수 없으며 중국의 고갈되어가는 에너지는 13억 중국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의 지식인들에 대해서도 비판의 화살을 놓지 않는다.

 

유럽과 러시아에서는 유명한 작가, 철학자, 과학자가 배출되는데 중국에서는 이렇다 할 인물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며 해외로 망명한 문화계 인사가 거기에서는 명성을 못얻는 것은 중국 문제에만 집착하는 편협한 시각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중국 지식인은 초월적 가치에 대한 갈망도, 미지 세계를 맞이할 용기도 없다고 혹평한다.

 

그는 중국 젊은층에 대해서도 비판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그에게 비춰진 중국 젊은층의 행태는 어떤 면에서는 우리에게도 해당된다. 그는 현재, 중국 젊은층의 인생 최대목표는 관료 또는 부자가 되거나 해외로 나가는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공무원 시험은 엄청난 좁은 문이 되었다. 우리나라 젊은층 역시도 기회가 되면 해외로 나가고자 한다.

 

류사오보는 중국의 젊은층은 유행을 쫓고 대량소비에 익숙하며 인기스타를 추종하고 인스턴트 사랑에 빠졌다고 본다. 우리사회 역시 386세대는 정치적이라고 하고, 397세대는 풍족한 시절에 태어났기에 소비를 미덕으로 아는 신종 인류(?)라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는 또, 중국 젊은이들은 물질 만능주의와 배금주의에 오염되어 역사의 암흑기와 모순투성이의 현실에 대한 고찰은 고리타분한 이야기이며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들추어내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젊은세대는 소황제(小皇帝), 즉 '외동이들'이라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온갖 귀여움과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소황제들에게 부모세대와 빈곤층의 고통은 먼 나라 이야기일뿐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전철을 밟는 듯 하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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