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 시민혁명이 일어나 현대판 파라오라 할 수 있는 호시니 무라바크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났다. 중동에도 민주화 바람이 거세질 모양이다. 이런 민주화 바람은 독재국가인 예멘에게도 알제리, 요르단에게도 불어닥칠 것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정치의 '도미노 현상'이라고 한다.
미국 34대 대통령이었던 아이젠하워는 서양의 장기(將棋)인 '도미노'의 첫 번째 말(馬)이 쓰러지면 나머지 전체 말도 쓰러지는 현상을 빗대어 사용하였다. '도미노 현상'이란 한 나라의 정치체제가 무너지면 그 강한 효과가 이웃 나라에 미친다는 뜻으로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이런 표현을 한 것은 1954년 프랑스가 인도차이나에서 베트민(베트남 공산주의)에 패전을 거듭하자 동남아 전체가 공산주의 위협 아래 놓일 것이라는 두려움에 미국민이 사로잡혀 있을때 사용했다. 또 옛날 우리 시골에서 가을 추수 때 벼이삭을 훑어내고 남은 벼짚단을 여러 다발로 함께 묶어 세워 놓았을 때 짚단 하나가 넘어지면 옆에 있던 나머지 짚단도 넘어지게 되었다. 도미노 현상이 우리네 농촌에서도 있었다.
미국의 기상학자였던 에드워드 로렌츠는 1972년에 미국 과학부흥협회의 강의에서 말하길 '브라질에서 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택사스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는데 이런 현상을 '나비효과 (Butterfly Effect)'라고 명명했다. 이는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는 엄청난 변화를 야기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집트의 민주화는 이웃 나라에 도미노 현상과 더불어 '나비효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미국의 많은 회사들이 진출해 있고 미국으로부터 많은 무기를 수입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까지도 민주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난다면 미국의 에너지 확보에 암영(暗影)을 던질 것이다.
중동 여러 나라의 민주화 도미노 현상은 중동 석유산업의 민영화를 가져올 것이며 이 점이 미국을 불안케 할 것이다. '전쟁의 화약고'라는 별명을 들었던 중동의 민주화 바람은 북한의 김정일 정권에게도 불안감을 줄 것이다. 중동의 민주화 도미노 현상 그리고 나비효과는 세계 질서의 재편성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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