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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언론인의 수명 - 백성일

기자들의 평균 수명이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불규칙한 생활속에서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이기 때문이다.기자들은 날마다 기사 마감시간에 쫓겨 피마른 시간을 보낸다.생각해보라.사람이 피가 마른다면 그것은 사는 길이 아니고 죽음에 이르는 길이다.경쟁속에서 매번 승부가 결정나기 때문이다.그래서 기사 마감시간을 오죽했으면 데드 라인(Dead Line)이라고 했겠는가.지방지는 다르지만 서울에서 발행하는 중앙지는 하루에 5~6번 정도의 판갈이를 하기 때문에 그 만큼 특종기사를 싣기 위해 피를 말린다.

 

어떤 기자든 자신이 취재하거나 편집한 기사들이 다른 신문과 바로 그날 비교가 이뤄져 단번에 우열이 판가름 난다.자신의 노동이 바로 그날 평가가 되는 것이다.그래서 신문기자들은 "우리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노가다"라며 자조하기도 한다.언론계 승패의 세계는 냉혹하다.특종한 기자는 상 받지만 낙종 기자는 독배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공직자들은 훈장 받으면 설령 나쁜 짓 하다 적발돼서 징계 받을 때 정상 참작이 이뤄지지만 언론계는 그런 게 없다.

 

긴장속에서 살다보니까 자연히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자리가 잦다.요즘에는 건강을 챙기는 기자들이 많아졌지만 예전에는 그렇지가 않았다.술 담배에 찌들다 보니까 맘의 여유가 없어졌다.가정적으로 보면 낙제생들이다.그러나 사회의 파수꾼이라는 그 자부심 하나로 살았다.요즘 사회에서 바라다 보는 기자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서글픈 생각마저 든다.왜 하필 편하고 쉬운 길 다 놔두고 이 길을 택했는지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오늘도 발이 닳도록 열심히 뛰는 기자들이 있다.이 사회는 그냥 놔두면 썩어 문드러지게 돼 있다.언론의 환경감시기능과 비판기능은 더 날카로와야 한다.그래야 우리 사회가 건강성을 잃지 않게 된다.언론인들은 종교인 교수 정치인 법조인 기업인 고위공직자 작가 예술인에 비해 평균수명이 많게는 10살서 2살까지 짧다.남의 일에 제3자로 감놔라 배놔라 끼어들다 보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이다.내일이 신문의 날이다.소셜 네트워크 출현으로 신문의 역할이 축소된듯 보이지만 그래도 신문 봐야 세상돌아 가는 줄 안다는 사람이 있다.

 

/ 백성일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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