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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잔인한 4월 - 백성일

지난 겨울이 너무 추워 꽃 피는 따스한 봄을 기다렸지만 예전 같지 않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약동하는 계절이다. 수기(水氣)가 충만하기 때문이다. 수기는 생명이요 평화요 희망이다. 그러나 우리 앞에 펼쳐진 봄은 그런 봄이 아니고 암울하다. 지난 겨울의 연속이다. 풀릴 것 같은 전주 시내버스 파업은 해결될 기미가 안보이고 LH 본사 유치는 최악의 블랙홀로 빠져들었다.

 

사랑스런 딸의 결혼을 앞두고 오죽 답답했으면 김완주지사가 삭발 투쟁에 나섰겠는가. 삭발 시기를 놓고 논쟁이 있긴 했지만 김지사로서는 중앙에서 움직이는 상황이 너무 긴박하게 돌아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 같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결연한 의지를 보여 줬다. 4개월을 넘긴 시내버스 파업을 보면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다. 처음부터 시민들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이 파업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100여명이 김지사 딸 결혼식장까지 찾아가 데모를 한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사태가 안풀린다고 해서 이런 극악적인 방법을 쓰면 안된다. 노동운동의 방향이 인륜을 거스르는 쪽으로 가면 결코 득 될게 없다. 모두가 잘 살자고 하는 일인데 이 같이 막가버리면 그 누구도 동조를 안한다. 이번 노조의 패착으로 시민들은 등 돌렸다. 새로운 국면이 형성됐다.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 되면서 전북은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전북은 경남 밀양으로 신공항이 유치 되었으면 LH 본사 유치가 종전보다 유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장고 끝에 악수를 만났다. 신공항 백지화로 잔뜩 뿔난 경남 주민들을 위무(慰撫)하기 위해 정부가 LH를 진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정은 진주로 가닥을 잡고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발전위원회를 구성해서 평가 작업에 나섰다. 전북은 동남권 신공항,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LH 본사유치가 패키지로 묶여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

 

부안 방폐장 사건 때보다 더 많은 플래카드가 곳곳에 내걸렸다. 죄라곤 정권 빼앗긴 죄 밖에 없다. 지난 대선 때 MB에게 표를 안준 것 밖에 없다. 4·27 재보선으로 민주당도 전북에는 큰 힘이 안된다. 당리당략 때문에 LH본사 분산배치를 당론으로 채택도 안했다. 김지사를 비롯 도민들만 지금껏 화수분을 못찾아 울화통이 터져 봄다운 봄을 맞지 못하고 있다.

 

/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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