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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선거용 쇼 - 백성일

요즘 도내 국회의원들은 LH가 진주로 가면서 죽을 맛이다. DJ와 노무현 전대통령과 정치를 함께 할 때는 여당도 해봐서 좋았지만 지금은 야당의원이 돼 힘이 없다. 도내 11명 의원들 가운데는 3선 이상 중진이 많다. 대통령 후보와 당 대표를 지낸 의원도 있어 외형상 스타군단처럼 보인다. 국회의원은 선수(選數)를 중시해 초선은 물당번 하기도 벅차다. 그 만큼 관록 자체를 정치력으로 봐주기 때문에 그렇다.

 

국회의원들의 행보가 총선과 대선 때문에 바빠 보인다. 그간 LH문제로 도민들이 몸살을 앓았다. 이번처럼 섬뜩한 문구를 내걸고 도민들이 으쌰 으쌰 한적이 일찍이 없었다. 준 것도 지키지 못하고 빼앗겼다는 생각 때문에 더 그랬다. 도민들은 그간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표를 원도 한도 없이 몰아줬다. LH분산배치 안을 민주당이 당론으로 정한 것도 정치적 배경이 컸다.

 

정부가 진주로 LH를 일괄 배치키로 한 이후에는 투쟁 동력이 급속히 떨어졌다. 헌법소원을 내서 법적으로 투쟁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너무 감정으로 말고 이성적으로 대응해서 실리를 챙기자는 기류다. 얻어낼 것이 있으면 물밑 접촉을 해서라도 얻어 내라는 것이다. 모든 일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사의 사과와 담화문 발표도 일단 타이밍을 놓쳤다.

 

정부 발표 직후에 즉각 사과했어야 옳았다. 싸움에서 진 장수로서 도민들에게 해야 할 최소한의 예의였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정치권과 협의도 안하고 지사 혼자 강경 일변도로 앞서 나간 것도 무리수였다. 단독으로 삭발 투쟁에 나선 것은 오히려 국회의원들 한테 미운털이 박혔다. 상당수 도민들이 지사 삭발과 투쟁 방식의 진정성에 의심을 보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말로만 사즉생을 외치다 보니까 일만 꼬였다.

 

정부의 일괄 이전 방침이 전해지면서 나중에 삭발한 최규성의원은 면피용 쇼 같다는 비난을 받았다. 김지사가 어제 도민들에게 사과와 함께 담화문을 발표했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밀어붙일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얻은 것 하나 없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의원들이 그간 MB와 이 정권을 향해 하이킥을 날렸지만 결국 유권자가 보면 선거용 쇼 밖에 안되었다. 오랫동안 허송세월 하다가 뒤늦게 난리법석을 떤 것이 바로 쇼가 아닐까.

 

/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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