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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국립임실호국원 - 이경재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이란 나라를 지키고 보호한다는 뜻이고, 보훈은 나라를 위해 공헌한 분들을 기리고 보답한다는 뜻이다. 헌데 그 의미가 갈수록 엷어져 가고 있다. 어제가 현충일이었다. 어릴 때엔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으면 무슨 죄를 짓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교육을 엄하게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반기를 게양한 집들이 가뭄에 콩 나듯 하고 추모나 참배 분위기도 느낄 수 없다. 현충일은 쉬는 날 정도로 퇴색해 있다.

 

이럴수록 순국선열을 기리고 유공자에 감사할 줄 아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국립묘지 참배도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는 현충원 2곳(서울·대전)과 호국원 3곳, 민주묘지 3곳 등 모두 8곳의 국립묘지가 있다. 호국원은 수도권에 이천호국원, 호남권에 임실호국원, 영남권에 영천호국원이 있고 민주묘지는 3.15· 4.19· 5.18 묘역을 이른다.

 

국립 임실호국원은 호남과 제주를 대표하는 호국 성지다. 향군 참전 군인묘지 조성사업의 필요성이 부각되자 1995년 재향군인회 현충사업단이 발족돼 이 사업을 추진했다. 당초 남원· 진안 등 몇곳을 검토했으나 입지조건과 땅값, 풍수지리 등을 종합해 임실군 강진면 백령리로 결정돼 오늘에 이른다. 묘역은 10만6000평으로 전국 최대 규모다.

 

2001년 11월 30일 준공한 뒤 2002년 1월1일 첫 합동안장식이 이뤄졌다. 국가유공자(1869기)와 6.25 참전군인(7981기) 및 참전경찰( 1274기), 월남참전군인(1577기) 등 모두 1만2701기가 안장돼 있다.

 

그런데 현충원과 호국원의 명칭이 차별적이다. 현충원에는 대통령· 독립유공자· 애국지사 등이 안장되고 호국원에는 참전용사와 10년 이상 군 생활자· 국가유공자· 상이군경 등이 안치된다. 똑같은 국립묘지이고, 똑같이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했지만 영면의 길에서는 급이 다르게 모셔진다. 안장의 격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명칭까지 꼭 현충원과 호국원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임실호국원 등이 현충원으로 명칭을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국가보훈처는 묵묵부답이다. 호국원의 공무원 인력과 예산도 확충할 필요가 있고 기구의 명칭을 현충원으로 격상시키는 문제도 이젠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

 

/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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