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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편백나무 숲 - 백성일

지구 온난화로 봄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졌다.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로 바뀌고 있다는 증표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계곡과 숲이 제일이다. 차를 갖고 먼 길을 떠나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 의외로 좋은 곳이 많다. 여름철에는 한낮에 에어컨 켜고 1시간만 달려도 힘 들다. 헉헉거리고 숨막힐 지경이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숲속에서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서 머리를 식히는 게 요산(樂山)일 게다.

 

전국적으로 전남 장성군 축령산이 편백나무 숲으로 각광 받으면서 찾는 발길이 늘었지만 도내서도 그에 못지 않은 곳이 많다. 가깝게는 전주 왕릉의 건지산이다. 이 일대는 편백나무 숲이 있어 아침 저녁에는 말할 것 없고 낮 시간대에도 산책객이 많다. 인접 아파트촌에서 올라 오는 길이 많고 나즈막해서 더 없이 좋다. 한낮에도 편백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햇빛 하나가 들지 않을 만큼 시원하다.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들은 사색을 통해 뇌를 쉬게 해줘야 한다.

 

전주에서 남원간 국도를 따라 완주 신리를 지나다 보면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에 다다른다. 이 공기마을에는 쭉쭉 뻗은 편백나무가 큰 숲을 이루고 있다. 주말이면 한꺼번에 차가 몰려 들어 주차할 곳이 없다. 맑은 공기 마시며 한 두시간이라도 이 곳에 머물면 금세 힘이 불끈 솟는다. 산소는 암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암 환자들이 이 곳을 즐겨 찾는다. 요즘에는 바람으로 목욕하는 풍욕이 건강에 좋다고 소개되고 있다. 피부로 노폐물을 발산시켜 피를 맑게 해주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스트레스 심각성과 관련한 조사 결과가 앞다퉈 발표되고 있다. 미국 AP통신이 주요 10개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81%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서도 응답자 4명 중 1명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트레스만 받지 그 푸는 방법을 잘 모른다. 직장 남성들은 술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그 건 잠시 해소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가벼운 산책과 명상이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지금처럼 더위에 지쳤을 때는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 편백나무 숲으로 달려가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리는 것이 최상의 건강법이다.

 

/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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