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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일하는 방식 쇄신 - 이경재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돈이 아니라 지식이 지배하는 사회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1909∼2005)는 저서 '넥스트 소사이어티'에서 이렇게 진단했다. 지식기반사회에서는 돈을 지배하는 것보다 지식을 지배하는 것이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지식'의 개념을 그는 "일하는 방법을 끊임 없이 개선· 개발· 혁신시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자장면 배달원이나 미화원, 회사원, 운동선수 등 누구든 일하는 방법을 개선· 개발· 혁신해서 자기 몸값을 높이는 사람이라면 지식인이다.

 

반면 20년간이나 누렇게 변색된 똑같은 강의노트로 학생을 가르치는 대학교수가 있다면 그가 아무리 명문대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더라도 지식인이 아니다. 옛날 관행만 고집하는 부서장이나 CEO, 관리자 역시 지식인 대열에 들 수 없다.

 

피터 드러커는 그러면서 '지식근로자'라는 중요한 키워드를 만들어냈다. 산업-정보-통신혁명에 이어 다가오는 지식혁명 시대에는 조직과 개인이 갖고 있는 지식이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고 지식근로자가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식근로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일을 개선· 개발· 혁신함으로써 근속연수가 쌓일수록 부가가치도 높아진다. 따라서 언제든지 지금의 직장을 박차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이며 평생고용을 생각한다.

 

반면 그저 시간만 때우고 봉급이나 기다리는 보통근로자는 부가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불황, 퇴출 등에 무기력하고 평생고용보다는 평생직장에 매달린다. 일하는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의 근로자가 생성되는 것이다.

 

최근 김완주 도지사와 도청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 쇄신 다짐대회'를 열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관행적인 회의 및 보고 줄이기 ▲회의방식 개선 ▲현장행정 활성화 ▲가족의 날 확대 ▲탄력적인 출ㆍ퇴근제 도입 ▲시간 외 수당 개선 ▲월례휴가 활성화 ▲유동정원제 시행 ▲사무 전결처리규칙 준수 등 쇄신방안도 내놓았다.

 

아무리 뜯어봐도 진정한 일하는 방식 개선하고는 거리가 멀다. 도지사나 부서장이 마음 먹으면 해결될 일들을 놓고 굳이 다짐대회를 열면서 호들갑을 떠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런 전시행태를 개선하는 게 일하는 방법 개선이라는 걸 왜 모를까.

 

/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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