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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일본 편들기 - 장세균

 

독도문제가 뜨겁다. 전 세계 지도 제작사의 77% 정도가 동해(東海)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 외국인들은 이렇게 잘못 만들어진 세계 지도를 보며 영토에 대한 그릇된 지식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미국조차 '분쟁지역에 대해서는 가장 널리 쓰이는 명칭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일본을 편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미국을 원망하면서 이를 반미(反美) 주장의 근거로 삼는다면 이것 역시도 유치한 발상일 뿐이다. 국가간의 관계란 원래가 국익(國益)의 관점에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될수도 있기에 그렇다. 아마 미국과 일본이 우리보다 2년 먼저 맺은 '미·일 안전보장 조약'이 우리가 미국과 체결한 '한·미 상호방위 조약'보다 밀착 강도(强度)가 더 센 조약일 것이다.

 

일본은 이 조약의 덕분으로 미국 '핵우산'의 보호 밑에 경제건설에만 주력할 수 있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독도에만 국한시켜 본다면 미국은 일본편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세계 제 2차대전 종료전에 있었던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의 미국·영국·중국 영수들의 회담과, 뒤이은 포츠담 회담도 독도에 대한 확실한 국적조항을 다루지 않았다.

 

2차 대전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이 48개국을 상대로 '대일 평화조약'을 맺기 전에 미국은 일본·한국영토에 관한 초안 작성이 급선무였다. 1차에서 5차까지 초안은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고 분명히 명시되었으나 6차 초안에서는 갑자기 일본 영토로 둔갑되었는데 미국 정부의 일본 정치고문관 월리엄 시볼드의 일본 편들기 장난이 개입되었던것이다.

 

다시 7차 초안에서는 독도가 한국 영토로 복귀되었다가 8차, 9차 초안에서는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기재되었다. 10차 초안에서는 유엔 총회의 결의를 들어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인정했다. 의견을 달리했던 영국과 미국은 최종적인 '영·미 합동초안'을 작성했는데 여기에 독도의 귀속문제를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의 입김이 암암리에 작용했다고 보아야 한다. 미국이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노골적으로 편을 든 것은 아니지만 독도가 한국 영토라고 인정해주지 않은 것 자체가 은근히 일본편을 든 것이나 다름없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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