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동물원 수족관에서 관람객들에게 돌고래 쇼를 통해 즐거움을 선사하던 돌고래가 제 고향인 제주도 앞바다로 다시 보내지게 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마치 영화 '프리윌리'가 현실화되는 것 같다. 다만 수족관에 갇힌 주인공이 범고래가 아닌 국제 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라는 것만 다를 뿐이다.
제돌이의 귀향(歸鄕) 소식은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좁은 수족관에 갇혀 사는 광대역할에서 해방되어 다시 드넓은 고향으로 돌아가 친구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돌이의 운명이 뒤바뀐 것은 10살(추정) 무렵인 지난 2009년 봄. 어부들이 바다에 쳐놓은 그물에 잡히면서부터다. 불법 포획된 돌고래는 제주도의 돌고래쇼 업체에 700만~1000만원에 팔리게 됐고 이 업체에서 다시 경기도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으로 보내졌다. 여기서 제돌이는 점프와 꼬리 튀기는 기술 등 1년 정도의 훈련기간을 거쳐 쇼를 보여줬다. 다행히 뒤늦게 불법 포획사실이 적발되면서 지난해 7월부터 제주지방법원에서 검찰과 업체간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어제 열린 2차 공판까지 검찰과 업체 측은 돌고래 방생을 놓고 생존가능성에 대한 법정 공방전을 벌였으며 검찰에선 '몰수형'을 구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제돌이를 제주 앞바다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제주도와 협의를 거쳐 제주 앞바다에 제돌이의 야생적응 방사장을 만들고 내년 6월까지 보낼 계획이다. 이 곳에서 1년 정도 살아있는 먹이 잡는 방법 등을 익힌 후에 2014년 6월께 큰 바다로 풀어 줄 예정이다. 이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자그만치 8억7000여만에 달한다. 방사장 시설비와 수송비 사료비 방사연구와 인건비 등 인간의 탐욕을 비우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관건은 과연 제돌이가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야생에서 벗어난 지 3년이 다 되어서 야생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무리들과의 적응은 가능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를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고 해외 연구도 성공과 실패 사례가 제각각이다. 수족관이 아닌 친구들과 바닷 물살을 가르며 솟구치는 제돌이의 모습이 즐거운 상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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