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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천혁명

'주먹구구 우왕좌왕, 여야 공천혁명 용두사미'(강원일보 19일자) '모바일 경선 각종 잡음, 혁명 호언 구태로 끝나'(부산일보 19일자) '밀실 돌려막기 검증 포기 공천반발 확산'(경인일보) '새누리당 대구공천, 변칙 돌려심기 결정판'(매일신문)' '민주, 국민경선 후폭풍 거세다'(광주일보)

 

여야 공천을 두고 지방신문이 보도한 정치기사 제목들이다. 어느 지역이나 공천 결과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 공천 때마다 누군가 공천을 받으면 낙천자가 있기 마련이다. 반발도 거세다. 공천이 끝나고 나면 시끄럽지 않은 적이 없지만 이번 공천은 유난히 어수선하다. 반발, 탈당, 무소속출마 등이 잇따르고 있다. 감동도 없고 공감도 약하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여야 모두에게서 결기 같은 걸 느낄 수 있었다. 민주통합당은 야권연대를 이루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이 컸고 결국 통합을 성사시켰다. 새누리당은 당명까지 바꾸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대위 위원장과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대표는 '공천혁명'을 약속했다.

 

그랬던 두 당의 공천평가는 기대 이하다. 말로는 시스템에 의한 공천을 한다고 해놓고 고무줄 잣대를 적용했다. 도덕성과 정체성을 이야기했지만 일관성이 없었다. 세습공천 논란도 있다. 밀실공천, 계파공천이 판쳤다. 결국 누더기 공천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무원칙, 주먹구구, 갈팡질팡 공천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개혁과 쇄신을 기대했던 국민들의 실망은 클 수 밖에 없다.

 

공천은 원래 인사권이 있는 관아에서 사람을 추천하는 것을 뜻했다. 덕망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을 추천하면 그 중에서 임금이 낙점해 등용시켰다. 그래서 조선 후기 실학자 최한기 선생 같은 이는 '천하우락 재선거(天下憂樂 在選擧)'라고 했다. 세상의 근심이나 즐거움이 모두 사람을 얼마나 잘 골라 쓰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선거에 출마할 당원을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정당의 공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여야 공천이 거의 마무리됐다. 246개 시장에 '상품'이 진열돼 있다. 제대로 된 상품인지, 하자가 있는 상품인지 골라내는 일만 남았다. 판단은 이제 유권자 몫이다. 선구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당이 공천혁명을 이뤄내지 못하면 유권자가 해내야 하지 않겠는가. 이게 진짜 공천혁명이다. /이경재 논설위원

이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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