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태는 다르지만 이와 유사한 일이 23일 전남도의회에서 벌어졌다. 박준영 전남지사가 도정 업무보고를 하는 도중 통합진보당 소속 도의원이 물컵을 던진 것이다. 발단은 박 지사가 지난 8일 광주MBC라디오에 출연하면서 촉발되었다. 앵커가 이번 대선의 호남 몰표에 대해 묻자 "감정에 휩쓸린 충동적인 행동"이라면서 "무겁지 못했다"고 답변한 것이다. 이같은 호남인 폄하 발언에 대해 도의원은 물을 뿌리기 전에 박 지사로 부터 사과를 받아내겠다며 의사진행 발언과 5분 발언을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장에 의해 모두 거부당했다.
이번 대선은 이념과 지역, 세대간에 첨예하게 갈라졌다. 그 중 야당 후보에게 찍은 48%, 즉 1469만표의 근간은 지역적으로 호남이었다. 전북 86.3%, 전남 89.3%, 광주 92.0%가 정권교체를 열망하며 몰표를 던졌다. 이들 중에는 서울에서 대학 다니는 자녀를 내려오게 하거나, 심지어 미국 유학 중인 아들을 귀국시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한 표들이 충동적인 가벼운 표라 말인가.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대구 80.1%, 경북 80.8%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그리고 박 지사 자신이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다 중도하차하며 "민주당 후보를 찍어 달라"고 호소한 것은 무엇인가.
물론 비이성적 행동을 한 도의원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박 지사의 언행 또한 분명 잘못되었다. 무력감에 빠진 호남인의 상처를 다독여야 할 리더의 바른 태도는 아니다. 나아가 이런 행태는 민주당 독주의 단체장과 도의회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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