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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

현대 미술의 대명사 피카소(Pablo Picasso). 그의 그림은 난해해서 이해하기 힘들다. 그의 전위적인 그림을 본 한 관람객이 이상한 그림에 화가 나서 피카소에게 쫓아가 물었다. "미술이 뭐냐?" 이에 대해 피카소는 이렇게 답했다. "미술은 돈입니다."

 

그런가 하면 풍자작가 에프라임 키숀은 "피카소의 달콤한 복수에 모두가 당했다."고 비웃었다. 그의 그림이 '사기'라는 것이다. 피카소 자신도 "나는 단지 나의 시대를 이해하고 동시대 사람들이 지닌 허영과 어리석음, 욕망으로부터 모든 것을 끄집어낸 한낱 어릿광대일 뿐이다."는 유언을 남겼다.

 

피카소에 대한 독설은 여전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도 그의 작품에 열광한다. 이유는 뭘까. 높은 명성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가치는 상식의 틀을 깬 파격과 창조의 힘이 아닐까 싶다. 그는 500년 동안 내려오던 원근법을 무너뜨렸다. 그 자리에 여러 시점을 한꺼번에 담았다. 소위 큐비즘(입체주의)이 그것이다. '아비뇽의 아가씨들'과 '게르니카'가 대표적이다.

 

큐비즘의 정점에서 그는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며 세계미술을 주도했다. 수많은 여인 위에 군림했던 것도 화제였다.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인 샤갈(Marc Chagall). 그는 현대미술에서 보기 드문 감성으로 사랑받는 작가다. 어렸을 적, 고향 러시아에서의 기억을 통해 꽃과 동물, 시골풍경, 신부와 여인 등을 자주 그렸다. '색채의 마술사'답게 그의 작품은 몽환적이다. 고향은 물론 소박한 동화의 세계와 하늘을 나는 연인들이란 주제를 즐겨 다뤘다. 자유로운 공상과 풍부한 색채로, 보는 사람의 마음을 맑게 씻어준다.

 

두 거장은 92세와 98세까지 수를 누렸다.

 

뒤늦었지만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전을 놓칠 수 없어 지난 토요일 전북도립미술관을 찾았다. 1주일 연장을 했는데도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아쉬운 것은 제목으로 내세운 두 거장의 작품이 전체 128점 중 20여 점에 불과하다는 점이었다. 다행히 마네, 세잔, 몬드리안, 뒤샹, 그리고 전후 유럽미술과 팝아트 등으로 그 부족함을 채웠다. 어쨌든 과대포장된 측면이 없지 않으나 시골 미술관에서 이같은 기획을 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더불어 모악산의 정경과 경각산의 행글라이더, 안온한 구이호반까지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조상진 논설위원

조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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