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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정의가 결국 승리한다는 말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먹이사슬의 윗 단계에 속한 포식자가 거의 절대적으로 승리한다. 적자생존, 약육강식이다. 그러나 인간 세계에서는 꼭 그렇지 않다. 힘이 우위를 차지하는 형국이면서도 결국 정의가 승리한다.

 

지난 22일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유임됐다. 무장관 전북은 엉겁결에 장관 한 명을 얻었다. 별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인사 결정은 어쩔수 없는 고육지책이다.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가 부적절한 처신 때문에 결국 사퇴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허물이 있으면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허황된 과욕 부리다 자멸한 사람이 어디 한 둘인가. 지난 21일 임명 일주일 만에 법무부 차관직을 사퇴한 김학의 씨는 '고위층 성접대 의혹'에 연루돼 있다. 그는 법무차관을 욕심 내 일을 더 키웠다. 지난 25일에는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도 결국 물러났다. 권력을 등에 엎고 전횡을 저지르던 김재철 MBC사장도 결국 해임됐다.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등 모두가 욕심 챙기려다 결국 잃을 것 모두 잃고 종국엔 물러났다. 무릇 수신제가치국평천하다. 자신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인물이 어찌 가증스럽게 봉사 운운하며 국민을 기망한단 말인가.

 

요즘 새 정부 주변을 보면 사욕에 눈멀어 부나방처럼 모닥불 잔치에 뛰어드는 가짜 '지식인' '인격자'들의 꼴이 그야말로 목불인견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국가를 위해 헌신할, 봉사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한다.

 

오죽하면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내정자와 사퇴한 한만수, 김병관 씨를 향해 "자격은 없고 욕심만 남은 '오만병(傲慢病) 후보자'라고 했을까.

 

공안검사 출신의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고검장 승진을 못했지만 헌법재판소장 후보가 되는 횡재를 했다. 새옹지마다. 그러나 그 또한 야당으로부터 '장고 끝 악수'라는 비판과 함께 사퇴 압력을 받는 처지다. 요즘 분위기로 볼 때 박 후보자 처지가 새옹지마일지 호사다마일지 알 수 없다. 사람인 이상 견물생심을 갖게 마련이다.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양지만 보며 걸어온 자들은 책장에 꽂아둔 역사책을 다시 읽으며 타산지석 자세를 가져야 한다. 끝까지 부와 명예만 좇는다면 멸망이 있을 뿐이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본 뒤 나아갈 길을 정하라. 인간사 사필귀정이다. 김재호 논설위원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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