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왕궁축산단지는 원래 1948년 무렵 만들어진 한센인 집단촌이다. 이곳 주민들은 오로지 생계를 위해 돼지와 닭 등 가축을 사육했고, 그 규모가 커졌다. 6월 현재 왕궁축산단지의 3개 양돈 농장에서 사육되는 돼지는 무려 10만5000두에 달한다. 인근 학호마을 사육두수까지 합하면 13만5000두다. 축산폐수 배출량은 하루 700톤을 넘는다. 가장 많을 때는 800톤에 달하고, 보통 730톤 정도가 매일 배출된다.
행정당국은 1990년대에 폐수처리장을 건설했지만 처리 용량을 너무 낮게 잡아 무용지물이었다. 10년 이상 질질 끌며 처리용량을 올려 건설한 공공축산폐수처리장의 1일 처리용량은 700톤이다. 이 때문에 1일 배출량 중 30톤 가량의 폐수가 그대로 만경강으로 흘러나가고 있다.
전라북도와 익산시가 새만금호 수질 개선을 위해 왕궁축산폐수 잡기에 노력해 온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거액을 들여 돼지 농장을 사들이고 있다. 2012년까지 320억 원을 투입해 매입한 축사는 폐업축사 26만8000㎡와 현업축사 9만4000㎡에 달한다. 축산농가가 줄어든 것이다. 축산농가가 줄면 축산폐수가 줄어들어야 당연하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축산폐수는 줄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익산시는 기존 농장들이 사육두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그래서 배출기준을 초과한 농가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지역 익산농장과 금오농장, 신촌농장 등 3개 농장협의회는 "전라북도와 익산시에서 공공처리시설 처리용량을 작게 설계한 결과"라고 반발하고 있다.
행정당국은 그동안 폐수처리장 건설, 축사 매입 비용으로 1000억 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고속도로에는 여전히 악취가 진동하고, 시커먼 축산폐수가 만경강에 흘러들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탁상행정이란 빈축만 사고 있다. 김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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