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대가 컸다. 국민대통합과 인사대탕평,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큰 그림을 제시했던 까닭이다. 반면 서민 삶을 경험하지 못한 인생과 소통 부재, 편협한 역사인식은 우려스러웠다. 이런 기대 반, 우려 반의 국정을 얘기하자 어느 선배는 “국정이 잘 흘러가면 내 손에 장을 지질 것”이라고 했다. 선배 말마따나 지난 10개월은 대립과 분열, 갈등으로 치달았다. 포용과 관용, 화합과 통합은 구두선이 됐다. 국정은 꼬였다. 선배 손에 장을 지질 일도 없어졌다. 지난 한 해가 참 허망하게 흘러갔다.
전북은 어떨까. 갑갑하고 답답한 해였다. MB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전북은 고립무원이다. 청와대와 중앙부처에 끈 댈 곳이 마땅치 않고,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지도부의 토양도 척박하다. 번듯한 인물도 없거니와 인물을 키워내지도 못했다. 중진 국회의원들은 선수(選數) 값을 해내지 못했고 정치권은 방안퉁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점차 존재감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정치의 영역은 넓다. 인사, 사업, 예산 어느 것 하나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지역의 정치적 역량에 따라 지역발전이 좌지우지된다. 충청권이 여야를 초월해 선거구를 증설하고 정부 인사와 사업예산을 늘리라고 요구하는 것이 좋은 예다. 전남과 경북 국회의원들이 동서화합포럼을 만든 것이라든지, 전남 광주가 호남미래포럼을 만들어 정치세력화하고 있는 것도 다 그런 맥락이다. 전북이 팔짱 끼고 있는 것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새해는 갑오년 청마(靑馬)의 해다. 말은 사회성이 강한 활발한 동물이다. 청색은 진취적인 뜻이 있다. 따라서 새해는 매우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해다. 전북이야말로 청마의 기상이 필요한 곳이다. 내년엔 지방선거를 치른다. 역동하는 전북이 될 수 있도록 정치판이 짜여지길 기원한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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