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은 기자간담회에서 이 캠페인을 “좌우 친북반북 친미반미를 넘어 한 민족 한 형제로 진실과 화해의 길을 함께 열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구꼴통’이나 ‘종북좌빨’과 같은 서로를 적대시하는 말과 행동을 뿌리 뽑고 협력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화쟁(和諍)’은 스님과 인연이 깊다. 2012년, 조계종은 스스로의 자성과 쇄신을 위해 화쟁위원회를 비롯한 4개의 위원회를 만들고 그것을 다시 통합해 결사추진본부를 세워 스님에게 맡겼다. 결사추진본부 선언문 내용의 중심은 ‘화쟁’이었다.
실천적 사상가 원효스님의 중심사상인 ‘화쟁’은 여러 대립적인 이론들을 조화시키려는 불교사상이나 교리적 쟁론의 조화를 말한다. 원효가 활동했던 당시 신라에는 화엄종 법화종 선종 교종 열반종 천태종 등등 종파주의적 갈등과 대립이 첨예했다. ‘화쟁’의 개념에 이론체계를 세우고 제시한 화쟁론을 통해 이 갈등과 대립을 어떻게 화해시키고 평화롭게 함께 하도록 할 것인가의 논리를 제공한 이가 원효다.
도법스님이 이 시대에 다시 꺼내든 ‘화쟁’은 다툼을 화해시키고 평화롭게 함께 가도록 하는 일이다. 스님은 2004년 3월에도 생명탁발순례로 절집 산문을 나섰다. 1000일 동안 산문을 넘지 않고 하루 네 차례, 다섯 시간 이상 생명과 평화와 민족화해를 위한 기도를 끝낸 직후였다. 스님은 그 순례길 위에서 꼬박 5년을 났다. 수많은 도반들이 함께 했지만 고행의 여정이었다. 세상은 별반 달라진 것 없이 보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순례의 참 뜻에 눈을 떴다.
도법스님의 순례는 성찰의 시간이다. 스님은 ‘길 위에 선다는 것, 그 길을 걷는다는 것은 성찰의 삶을 가꾸는 일’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의 갈등과 반목을 풀어내기 위해 스님이 걷는 길, 그 끝에 ‘화쟁’의 답이 놓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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