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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사회

세월호 사건 후 안전불감증, 국가 개조, 관피아, 해양경찰청 해체 등 키워드가 대한민국 사회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한 때 진정한 검객으로 알려졌던 안대희 전 대법관을 국무총리 후보로 내정하며 국가 개조의 신호탄을 올렸다.

 

그러나 안대희 후보도 돈과 명예를 지향하는 일개 필부필부일 뿐이었다. 현직에 있을 때는 정의의 사도처럼 검을 휘둘렀지만, 변호사가 된 뒤 전관예우 아래 황금의 바닷속을 헤엄친 의혹을 받았다. 총리 내정 후 그는 기자회견에서 세상의 온갖 부조리를 척결, 국가를 바로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그는 변호사로 재임한 5개월 사이에 무려 16억 원을 벌었다는 사실이 공개됐고, 총리 후보 내정 사실이 밝혀지기 전에 3억 원을 세월호 참사 기부금으로 낸 사실도 알려졌다. 여론이 좋지 않게 흐르자 그는 다시 국민 앞에 서서 11억 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상 인심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야당은 안 후보자가 14억 원으로 총리직을 사려한다, 총리 퇴임 후 전관예우를 받아 더 큰 돈을 벌 것 아니냐며 후보 사퇴 공세를 폈다.

 

결국 안 후보가 28일 전격 사퇴했지만, 뭔가 기대가 자꾸 허물어지는 요즘 대한민국은 우울하다.

 

능력 있고, 흠결없다는 인사들도 막상 양파 껍질 벗겨보면 실망스런 속살이 드러난다. 고위공직자 임명을 앞두고 이런 일들이 매번 반복되다보니 이제 이 핑계 저 핑계 내세워 사양하는 인물도 많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쯤되면 세상이 우스워진다.

 

500년 고려가 망한 것은 무능한 왕과 관피아 폐해가 결정적이었다. 최영이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고 했지만, 대부분 관료들은 비웃으며 돈과 권력에 집착했다. 황금은 육신을 화려하게 치장하지만 결국 영혼을 죽인다. 정몽주가 목숨을 내걸고 버텼지만 썩은 고려를 지탱할 수는 없었다. 그로부터 500년 후 조선도 같은 길을 걸었다. 그 역사가 지금 대한민국에 경고하고 있다.

 

6·4지방선거전이 치열하다. 후보들은‘저요, 저요’를 외치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20년을 뒤돌아볼 때 정신 넋 떨어진 당선자들이 많았다. 자신과 측근 배만 채운 정피아(정치 마피아)였다. 임실과 부안 등 특정 지자체는 대표적 사례일 뿐이다. 누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그래 돌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산다. 가만히 가슴에 손을 얹어 보라.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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