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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불립(無信不立)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언론인 출신 첫 총리 내정자를 발표했다. 헌정사상 첫 기자 출신 총리 탄생이 예고됐다. 중앙일보 주필을 지낸 문창극 내정자는 30년 넘게 언론인으로 살았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을 지냈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 후 진행된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자리에 응모했지만 떨어진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극우보수 인사로 분류된다. 보수언론으로 분류되는 언론사에서 수많은 칼럼을 통해 따끔하고 신랄한 비판을 많이 했지만,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냉정한 어조로 글을 썼다는 지적이 많다. 무상급식 등 복지 문제에도 너무 비판적 글을 썼고, 노무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칼럼도 시비 대상이 됐다. 보수적 틀이 너무 강하다 보니, 국민화합에 적합한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창극 내정자는 충북 청주 출신이다. 이는 충청 민심을 겨냥한 포석으로 보인다.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3석을 모두 야당에 내준 여당은 다가오는 총선 부담이 클 것이다.

 

어쨌든 총리 후보 내정자 문창극에 대한 언론과 사회, 국회 인사청문회의 검증이 얼마나 날카롭게 전개되느냐의 문제가 남았을 뿐이다. 그가 수많은 비판의 글을 써온 언론인으로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아왔다면 총리 자리에 앉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매우 청렴할 것으로 보였던 안대희 내정자가 변호사로 일하면서 부적절한 전관예우를 받았다는 지적 때문에 낙마한 지 얼마 안되는 상황에서 열리는 국회 인사청문회다. 잇따라 총리 후보를 낙마시키기에 부담이 있을 수도 있다.

 

인사청문회 제도가 생긴 후 우리 사회에서 공직자는 능력과 함께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인사였지만 막상 장관, 총리 등으로 지명돼 검증 도마위에 오르게 되면 썩은 냄새가 풀풀 나는 경우가 많았다. 오죽하면 지명받길 꺼리는 인사가 많다는 말까지 나올까.

 

사람은 살아가면서 허물이 전혀 없을 수 없다. 허물이 없도록 노력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허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더 큰 명예와 돈을 욕심내면서 탈이 난다. 문 내정자는 대통령의 지명에 흔쾌히 응했다. 일단 “나는 깨끗하고 자신있다”는 말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문 내정자에 대한 이념적 검증이 추가될 전망이다. 극보수의 길을 걸어온 인사가 과연 진보 쪽의 신뢰를 어떻게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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