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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기관장 방 빼

골프는 6~7분 간격으로 티업을 하기 때문에 제때 제때 홀을 빠져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뒷팀이 경기에 지장을 받게 된다. 앞팀이 바로 바로 치고 나가야 경기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리듬을 탈 수 있다. 하지만 큰 내기를 하는 사람들은 한타 한 타에 신중을 기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려 뒷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주는 일이 종종 생긴다. 골프는 심리적 요인이 그대로 반영되는 멘탈게임이라서 앞뒷팀이 누구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방빼는 건 비단 골프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민선 6기가 출범하면서 각 자치단체별로 대대적인 인사가 예고돼 있다. 특히 단체장이 바뀐 지역은 조직개편을 통한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어서 모두가 좌불안석이다. 공무원들에게는 올 여름이 가장 뜨겁고 숨 가쁜 계절이 될 것 같다. 관가에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금과옥조처럼 나돌고 있다. 새로 당선된 단체장들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자기 스타일에 맞는 인사를 하는 것이다.

 

변화와 혁신을 요구받고 있는 송하진 도지사는 조직 개편을 통해 9월께나 대폭적인 인사를 단행할 것이다. 여기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도 산하의 공기업 출연기관장과 임기제 공무원들의 인사여부다. 이미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송지사는‘정해진 임기가 있다’‘더 잘 알아서 처신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내년 4월15일까지가 임기인 전북발전연구원장이 도지사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 관계로 사표를 냈다. 전임 김완주 지사 때 산하기관장을 반강제적으로 방을 빼게 한 일도 있었다. 최근 부산광역시 산하 기관장들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냈다.

 

산하 기관장 중에는 오직 지사에게 충성심 하나만으로 버텨온 사람이 있다. 자신의 업무는 제쳐두고 지사 한사람한테 잘 보이려고 전시행정을 일삼은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자기 PR하려고 출입기자에게 보도자료 보내기에 바쁘다. 도 산하기관장은 임기가 2~3년이고 연봉도 1억 전후다. 거의가 퇴직한 후 그 자리를 꿰찬 사람들이기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부러움을 산다. 도내서는 그만한 자리가 거의 없다. 명예는 말할 것 없고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지금 임기가 남아 있는 기관장들이 별 생각 없이 뭉그적거리고 있는 것 같다. 임기가 남았어도 일단은 사표를 내는 게 도리다. 재신임을 받아야 영이 서서 제대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염려스러운 건 인사교체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선피아를 기용하면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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