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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 근절

최근 불거진 육군 28사단 윤일병 구타 사망 사건이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했고,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은 사퇴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일벌백계 의지를 밝혔다. 야당은 전임 김관진 국방장관 당시 일어난 사건이라며 청와대로 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 마음은 착잡하다. 한 두 번도 아니고 너무 자주 터지는 군대 내 구타 사망사건, 총기 난사 사건 등은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 마음을 짓누르고 타들어가게 한다. 요즘같은 현실 속에서 ‘군대 보내고 싶지 않다’ ‘군대 간 아들 데려오고 싶다’고 울부짖는 부모 하소연을 누가 탓할까.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정전 상황 속에서 우리는 징병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성인이 된 남자는 군 복무의 의무를 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 못지 않게 우리 국민은 군 복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남자라면 반드시 다녀와야 할 곳으로 당연시하고 있다. 신성한 군 복무에 임하는 아들들을 두고 누가 부모 마음을 쪼그라들게 만드는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 윤일병은 비교적 군사 교육훈련 강도가 미약한 의무대에 배치됐다. 그러나 윤일병은 ‘악마의 구타’가 대물림 되는 지옥의 담장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의무대 배치 후 선임병들의 끈질긴 구타에 시달렸고, 자신이 토해낸 오물을 강제로 먹이는 등 치떨리는 악마의 구타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희생됐다. 군 검찰은 조사 후 악마의 구타를 숨긴 채 상해치사죄로 기소했지만, 분노한 국민들은 살인죄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군은 사병들 사이에 벌어지는 구타 사건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소대장, 중대장 등 간부들은 사병들의 얼차려, 군기잡기 구타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 사병들 사이의 ‘쫄병 길들이기’가 잘 돼야 부대가 잘 돌아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위계질서가 잘 잡혀야 조직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간부들의 이기적인 타성이 있다.

 

이런 조직은 결국 경쟁력을 잃기 마련이다. 쫄병 기죽이고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군은 이번 사건을 처리하며 몇가지 잘못을 저질렀다. 본질을 숨기고 책임을 면하고자 했다. 군 수뇌부가 진실로 ‘싸우면 꼭 승리하는 강병’을 원한다면, 사병을 진실로 사랑하는 간부 리더십을 길러야 한다. 끊임없는 간부 소양교육을 통해 ‘모든 간부의 덕장화’를 이뤄야 한다.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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