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이 고향땅에 돌아온 이후 석정문학의 향취를 북돋는 사업은 보다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석정 문학관이 건립되고 그의 문학과 생애를 재조명하는 사업은 탄력을 받았다. 시인의 시편들에 대한 진지한 분석과 성찰이 이어지면서 그의 이름 앞에 어김없이 놓였던 ‘전원시인’이나 ‘목가시인’이란 호칭이 무색해지고 시세계가 지닌 서정적 깊이와 치열한 역사의식, 현실참여의 시정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그의 미발표 시가 공개됐다. 제자인 허소라 시인이 공개한 13편이다. 1946년부터 49년 사이, 해방기에 집중적으로 쓴 시편들은 시인의 현실인식과 역사에 대한 깊은 고뇌를 보여주는 것들이다. 석정에 대한 우리 문학사의 평가가 수정되어야 할 명분은 더 단호해졌다. 문학평론가 유성호 교수는 ‘신석정 시의 저항정신과 지사의식을 반복하거나 순수 참여 같은 미학적 진영 논리에 가두지 않고 먼나라와 새나라를 통합하려했던 큰 시인으로 기억하게 할 자료’라고 평가했다.
타계 40주년을 맞은 올해, 석정을 기리는 추모의 열기가 더 뜨겁다. 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가 출범하고 신석정문학상(운영위원장 허소라)이 제정됐다. 문학상 첫 수상자로 도종환 시인이 선정됐다. 〈세시에서 다섯 시 사이〉가 수상시집이다. ‘삶의 문제와 밀착해있는 시세계’‘민중적 정서에 맞닿아 있는 시정신’‘사회성과 서정성의 결합‘이라는 심사위원들의 평가 역시 석정의 시정신과 맞물려 의미 있게 다가온다.
오는 25일, 부안에 있는 석정문학관에서는 신석정문학상 첫 시상식이 석정문학제와 함께 열린다. 석정의 시 정신을 새롭게 잇는 의미가 더해지는 자리. 그래서 더 각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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