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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물갈이

요즘 지역에선 정치 얘기,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아니 아예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도 많다. 그만큼 새정연에 대한 실망감을 넘어 혐오감이 크다는 반증이다. 그 결과가 지난 두차례 재보선을 통해 표출됐다. 지난해 7월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당선된데 이어 지난 4·29 재보선에선 광주 서구을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압승한 것이 호남 민심을 웅변하고 있다.

 

지난달 광주일보가 실시한 광주·전남지역 여론조사결과에서도 새정연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게 드러났다. 광주·전남 유권자의 52.7%가 내년 총선에서 현역 국회의원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는 26.3%에 불과했다. 특히 광주에서는 ‘신당창당을 통한 야권재편’ 응답률이 40.9%로 ‘새정치민주연합 중심 단결’ 37.7% 보다 높았다.

 

텃밭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정연이 살아남기 위해 다시 혁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광주출신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혁신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이달 중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혁신의 단골 메뉴로 인적쇄신, 특히 호남물갈이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사실 호남물갈이는 매번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이슈였다. 지난 2000년 총선 때 새천년민주당은 호남 현역의원 17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명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2008년 18대 총선에선 호남 현역의원 45%가 물갈이됐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전북 현역의원 55%가 공천과정에서 교체됐다.

 

하지만 새정연이 호남물갈이를 통해 호남 민심을 돌이키기에는 때늦은 감이 있다. 지난 30년 가까이 호남의 여당으로 안주해온 야당에 대한 반감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미우나 고우나”, “미워도 다시한번” 읍소가 이젠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지난 재보선을 통해 입증됐다. 그동안 자질이나 함량, 역량 미달 후보가 지역정서에 편승해 국회에 진출하다보니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무성한 실정이다. 한 때 한국정치의 중심축에 전북과 호남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존재감이 없다. 이 지경까지 이른 데에는 야당과 지역 국회의원 문제도 있지만 도민들의 책임도 크다. 13대 총선에서 황색바람 이후 한풀이식 묻지마 투표 관행이 빚어낸 폐단이다.

 

내년 20대 총선에선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 뿐만 아니라 호남의 여당인 새정연에 대한 심판이 불가피하다. 아직도 친노 비노, 주류 비주류로 계파싸움과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하는 새정연에 신물이 나기 때문이다. 인적쇄신과 실리주의, 새로운 대안세력이 내년 총선의 화두가 될 것이다.

권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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