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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품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1960년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로 일약 세계적 관광지가 됐다. 처음 일본인 관광객들이 주도했고, 한국 관광객들이 그 뒤를 이었다. 지금도 중국인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미라벨궁전을 중심으로 영화 속 장면을 찾고 있다. 국내에서도 드라마나 영화촬영지를 관광객 유치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자치단체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 점에서 전북은 기회의 땅이다. 한국영화의 절반 이상이 전북에서 촬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왕의남자’ ‘변호인’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 ‘도둑들’ ‘명량’등 1000만명이 넘는 관객들을 동원한 작품들이 전북을 주요 촬영지로 삼았다. 그러나 도내 촬영지 중 세계적 관광지, 아니 한국의 대표적 명소가 됐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전북이 영화촬영지로 각광받은 데는 역사극 제작에 좋은 여건을 갖춘 부안영상테마파크와 영화제작 지원에 노하우가 있는 전주종합촬영소의 덕이 크다. 전북에서 진행된 흥행작들 대부분의 촬영지도 두 곳의 세트장이었다. 최근 600만명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사도’ 역시 전북에서 80% 정도 촬영했다지만 주 촬영지는 부안영상테마파크다. 다른 촬영지인 고창읍성과 남원 광한루원은 액세서리일 뿐이다. 영화촬영지 자체가 관광상품이 되는 데 한계가 있는 셈이다.

 

궁궐을 배경으로 한 역사극에서 촬영지 보다는 오히려 영화 소품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도’에서는 ‘뒤주’가 단연 소품의 중심이다. 배우 유아인의 연기 대부분이 이 뒤주에서 이뤄졌다. 서울의 몇몇 상영관에는 뒤주가 놓이기도 했다. 부채도 이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소품이다. 뒤주 안에서 목이 마른 사도세자가 부채를 이용해 오줌을 받아먹으며 자신이 그린 용그림을 보고 대성통곡하는 장면, 훗날 정조가 왕위에 오른 뒤 어머니 혜경궁 홍씨 앞에서 그 부채로 부채춤을 추는 장면이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전주영상위원회가 ‘사도’에 나오는 이들 주요 소품들을 영화제작사로부터 기탁 받았다 한다. ‘7번방의 선물’에 나오는 죄수복, ‘광해’와 ‘역린’의 왕의 의상, ‘평양성’에서의 무기류 등 소품들도 영상위가 보유한 소품들이다. 이들 소품들은 전주종합촬영소에서 일부 전시하고 일부는 전주시내 삼양다방 소품창고에 보관되고 있다. 소품들을 영화적 자산으로 삼을 수 있게 영화소품전시관을 갖추는 데 관심을 둘 법하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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