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연구단체로 등록한 ‘어젠다 2050’이 주목을 받고 있다. 초당적 입법 연구모임이라고 하지만 여야를 망라한 거물급 중진 의원들이 참여함에 따라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김세연·이학재·박인숙·오신환·주광덕 의원 등 5명, 더불어민주당에서 김종인·조정식·이철희 의원 등 3명, 국민의당에서 김성식·김관영·오세정 의원 등 3명, 무소속 유승민 의원 등 총 12명이 창립멤버다. 이들은 이르면 이달 내 창립총회를 열고 고용·교육·복지·조세·행정 등 5대 분야별 주제 등을 정한 뒤 9월 정기국회 때부터 본격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어젠다 2050’은 2050년 미래 대한민국을 준비하는 사회통합적 정책과 제도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취지에서 결성한 국회 연구모임이다. 모임 명칭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2003년 노동개혁안 등을 담아 발표한 ‘어젠다 2010’에서 착안했다 한다. 당시 슈뢰더 총리는 통일 비용 후유증과 마이너스 성장을 겪는 상황에서 2010년 이후의 독일을 얘기하며 국가개혁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사실 국회의 초당적인 연구 모임은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75개나 있었다. 국회 두 개 교섭단체 소속 10명 이상 의원이 참여하면 연구활동비도 지원받는다. 19대 국회에서는 75개 연구단체에 48억원 가까이 지원했다.
하지만 어젠다 2050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참여 인사들이 여야 정책브레인들일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일하다 돌아선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때 박 대통령 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과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았고 연구모임을 주도하는 김세연 의원은 경제민주화추진단 총괄간사를 지냈다.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선거대책위 정책메시지 총괄단장을 역임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2011년 한나라당 정책위 부의장으로 활동했었다.
때문에 어젠다 2050 발족과 관련, 다양한 해석과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이들 모두 정책통으로 경제민주화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인사들이라 박 대통령의 경제 실정과 대안 제시가 주요 연구과제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정계개편과 맞물려 중도보수의 새판짜기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편에서는 여야의 잠재적 대권주자나 킹메이커가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차기 대권구도와 연관 짓는 사람들도 있다. 참여 인사들은 의원들의 단순한 정책연구 모임일 뿐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20대 국회출범과 함께 미래형 정치 어젠다를 제시하고 나서 새로운 협치의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