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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파만파 운동

일본의 주요 마트에서 한국산 파프리카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한국산 파프리카가 한 때 일본 시장의 60% 이상 차지할 만큼 경쟁력을 자랑했다. 2000년대 이전 네덜란드·뉴질랜드·멕시코·중동 국가 등에서 차지하던 일본시장을 한국산 파프리카가 가격과 품질을 앞세워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그 중심에 김제와 남원의 파프리카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농식품 시장공략이 녹록치 않다. 신선 농산물은 통관이 까다롭고, 가공식품은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이력관리를 철저히 한다. 대파는 뿌리 부분의 흰색이 몇 센티, 오이는 직선으로 몇 센티 등의 규격을 맞춰야 할 정도다. 이런 까다로운 통관 절차를 거치다보면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내 대형 유통점이나 슈퍼 체인들의 입점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 까닭에 외국산 농산물이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문은 극히 좁다.

 

이런 장벽을 뚫은 한국의 대표적 신선 농산물이 바로 파프리카다. 그 배경에는 한국의 파프리카가 잘 갖춰진 유리온실의 생산기반에다 조합 등에서 이력관리를 잘해 안전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파프리카 생산을 위해서는 유리온실 설치 등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 일본에서는 그간 직접 재배보다는 수입에 의존해왔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본에서도 파프리카 재배농가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전북의 효자 수출 농산물인 파프리카가 일본의 엔저 현상으로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내수시장 과잉 공급에 따라 고전하고 있단다. 고소득 작물로 각광받으며 재배면적이 크게 늘었으나 국내 소비가 뒷받침 되지 않는 것도 이유다. 전국의 생산자 단체가 자구책 차원에서 이달 말까지 1000톤을 폐기하기로 했다. 전국 1, 2위를 다투던 전북의 파프리카 비중이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국내 전체 생산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전북 파프리카에는 농산물 수출을 선도해온 상징성도 담겨 있다. 일부 농가에서 재배하는 한 작목일 뿐이지만 농가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다행이 도내에서 자발적인 파프리카 판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최원규 전북대 교수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동참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일파만파 운동’을 제안했다. 하나의 파도가 만 개의 파도를 일으킨다는 일파만파의 본래 의미에다 파프리카의 머리글자를 포함한 중의적 표현이다. 농가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게 전북을 넘어 전국 각지로 일파만파 운동이 확산되길 바란다.

 

김원용 논설위원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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