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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한 인생에게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칼날이 서슬퍼렇다. 중국 내 최고 권력을 향해 달려가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와 저우융캉(周永康) 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부 부장, 궈보슝(郭伯雄) 전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4명이 반부패 칼날에 제거됐다. 사형은 면했지만, 추악한 부패 호랑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쓰고 감옥에서 일생을 보내다 사라질 것이다. 한 때 잘 나가던 권력가들이 ‘썩은 생선’꼴이 돼 감옥으로 간 이유는 권력을 빙자해 부를 축적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형을 모면한 것은 문화대혁명 이후 ‘피의 정치보복’ 고리를 끊겠다는 중국 권력층 불문율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이미 정치적으로 날개 꺾이고 목이 잘린 궈보슝 등 4인으로선 가시방석 위에 앉아 여생을 살아가야 하니, 사형보다 큰 고통일 것이다. 정치인들에 대해서 명줄을 끊는 극형을 자제하는 중국이지만, 부패 기업인 등에 대해서는 가차없다. 마약범도 마찬가지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선 민주주의란 이유로 부패한 권력가, 기업가 등에 엄청 관대하다. 첫째, 제아무리 부패한 행적을 보인 범죄자라도 극형이 없다. 둘째, 가끔씩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다.

 

양국의 국가체제가 다르긴 해도, 국가를 지탱하는 근간은 크게 다를 이유가 없다. 부패 척결도 그 중 하나다. 국가를 지탱하는 기둥을 좀먹는 부패 정치인, 공무원, 기업가에 대한 대응에서 대한민국의 수준은 아직 낮다.

 

요즘 검찰 사기가 말이 아니다.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 뜨릴 막강한 힘을 가진 현직 검사장과 전직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앞다퉈 구속 기소됐다. 권력 상층부 청와대 민정수석은 부패 혐의에 몰려 있다. 현재 상황만으로도 인생을 그르치고, 가족과 조직에 큰 누를 끼쳤다. 사법고시 합격했다고, 검사장 됐다고 축하받고 기세 등등하던 그들의 인생, 거악을 뿌리 뽑겠다고 검객 흉내를 내던 그들의 인생이란 이제 한낱 버러지 몸부림 정도가 됐다.

 

남원시 산내면 실상사 앞 금호공예 김을생 옹은 스님들이 도를 닦느라 삼시세끼 애용하는 바리때를 만들어 판매하는 장인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그는 금호공예 전시관 앞에 ‘복짓는 법’을 새겨두고 있다. 남에게 베풀어라, 남을 존경하라, 부모 은혜를 알고 공경하라, 가난하고 병든 이웃을 도와라. 복짓는 인생을 살라.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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