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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운명

광복 71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68년 역사의 전면에 있었던 지도자들의 운명은 한마디로 비극적이었다. 김구 선생은 일제 때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이끌었고, 광복 후에는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해 노력한 지도자였지만 1949년 6월26일 집무실에서 육군 포병 소위 안두희가 쏜 4발의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반공 독재 세력이 그를 암살한 것이다.

 

1995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백범김구선생 암살 진상 국회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김구 암살 배후에 이승만이 직접 개입했다는 증거가 없다. 안두희는 포병사령관 장은산(안두희의 직속 상관, 서북청년단 함께 활동)의 명령을 받았고, 김창룡 특무대장 등 군부세력이 암살 사후 처리에 적극 가담해 안두희가 사건 1년만에 형 면제 처분을 받고 군에 복귀하도록 했다. 안두희는 ‘살인 병기’였을 뿐이다. 이승만 정권이 김구의 정계 복귀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저지른 가증스런 암살이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김구를 제거한 이승만 세력은 장기집권을 획책하다 결국 쫓겨났다. 대통령 직선제를 간선제로 바꾸고, 대통령 임기 중임을 제한하는 법을 고쳐 3선이 가능하도록 했다. 1960년 3월15일 실시된 제4대 대통령과 제5대 부통령 선거에서는 자유당 이기붕 후보를 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개표조작을 저질렀다. 끝없는 야욕은 부메랑이 돼 이승만 정권을 심판했다. 부정선거 한 달 뒤 4·19혁명을 계기로 이승만은 하야했고, 자유당정권은 무너졌다. 국민의 승리였다.

 

하지만 이듬해 5월 박정희 군부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켜 민주정권을 뒤집고 군부독재정권을 세웠다.

경제 부흥과 남침 위기를 내세우고, 민주세력을 참혹하게 탄압하며 세운 박정희의 18년 독재정권은 중정부장 김재규가 쏜 4발의 총탄 앞에서 무너졌다. 뒤이은 전두환과 노태우는 똑같은 전철을 밟았지만 살아남았다. 그들에 대한 냉정치 못한 심판은 후환이 됐다. 독재자 박정희의 DNA를 이어받은 딸, 박정희의 독재 현장을 항상 함께 했던 독재자의 딸을 대통령에 당선시키고, 국정을 맡긴 것이 결국 최순실 사건이다. 대통령 박근혜는 어제 정적의 핵심참모였던 김병준씨를 국무총리에 내정했다. 꼼수다. 대통령 하야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반대편 사람을 국무총리 자리에 앉혀놓고 대통령 자리를 지키겠다는 계산이다. 이미 국민들 눈에 투명인간이 된 마당에 뭐 그리 미련이 많은가.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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