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행정부지사 유감

민선시대 부단체장의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단체장의 제청에 의해 임용되다보니 단체장의 눈치를 봐야 한다. 단체장 선거를 도운 참모들이 실세로 득세하는 판에 부단체장이 자기 목소리를 내게 되면 의당 조직에서 잡음이 생긴다. 단체장과 각을 세우는 그런 부단체장도 사실 거의 없다. 단체장이 처음부터 자신과 호흡을 맞추기 어려운 부단체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부단체장은 공무원들의 ‘꿈의 보직’이다. 기초·광역 모두 그렇다. 특히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지방 공무원의 별이다.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1급 자리다. 전북도청 3700명을 포함 시군청을 합쳐 총 1만6000여명 공무원 중에서 딱 한 자리다. 행안부도 그런 자리를 그냥 자치단체에게 맡기지 않는다. 행안부의 인사 숨통을 트는 자리로 활용한다. 말이 지역과의 교류이지, 실제 행안부 몫이다. 그러다보니 행안부내 지역 연고의 고위 공무원들 사이에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행정부지사는 도지사의 제청으로 행안부장관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행안부와 협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도지사의 낙점을 받아야 가능한 셈이다. 그런 점에서 어떤 부지사를 선택하느냐는 도지사의 도정 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민선 시대 이후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수는 총 14명이다. 재임 기간이 평균 1.6개월도 채 안 된다. 관선 때부터 유종근 초대 민선지사때까지 부지사를 지낸 송하철 행정부지사가 3년6개월로 가장 길며, 이형규·이경옥 부지사가 각각 2년11개월, 2년9개월로 그 뒤를 이었다. 재임 기간이 대부분 1년 안팎인 상황에서 그 역량을 평가하기 힘들다.

 

김일재 부지사 후임으로 김송일 행안부 정부서울청사관리소장이 송 지사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장은 전남 화순 출신이다. 지역 연고가 없는 인사 중 전북 부지사를 지낸 분은 유종근 지사 때 경남 마산 출신의 이성열 부지사가 유일했다. 관선 때 전병우·이상칠씨가 제주부지사를 지낸 적은 있지만, 민선시대 전북 출신이 타 시도 부지사를 역임한 경우도 없었다.

 

송 지사의 새 행정부지사 선택을 놓고 공무원 사회에서 뒷말이 많다. 지방 공무원 최고위직에 전북 인사를 택하지 않은 데 대해서다. 이성열 부지사의 경우 영호남 화합이라는 명분이 있었다. 도정의 큰 슬로건인 ‘전북몫찾기’를 외치면서 정작 전북이 가진 몫을 굳이 내놓으려는 이유가 궁금하다. 전북의 인사가 없는 것도 아닌 데 말이다. 참고로 이성열 전 부지사는 이후 행자부 인사국장과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지적공사 사장을 지내며 전북의 든든한 후원군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는 하다. 김원용 논설위원

김원용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정부 “용인 반도체산단 이전 고민“…전북 “새만금이 적지”

정치일반전북 찾은 조국 "내란 이후 세상은 조국혁신당이 책임질 것"

김제김제에도 호텔 짓는다...베스트웨스턴-김제시 투자협약, 2028년 개관

김제김제지평선먹거리통합지원센터 개관식

전시·공연새로운 가능성을 연결하다…팝업전시 ‘적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