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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전쟁

흔히 전주예수병원 설대위 전 원장을 ‘한국의 슈바이처’로 일컫는다.

 

그가 미국에서 한국에 건너온 1954년 당시 현실은 암에 걸리면 무당을 찾던 시대였다. 1960년대와 70년대 전주예수병원은 호남 최고의 병원으로 뚜렷한 입지를 자랑했다.

 

국내 첫 관립병원이 광혜원이고, 첫 사립병원이 전주 예수병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만큼 전북은 의료 선진지였음을 알 수 있다. 부산에 근거를 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전주 예수병원에서 수련의를 거치고 김제 용지면보건지소장을 지낸게 그저 우연만은 아니다.

 

호남 최고의 병원이라고 하면 오랫동안 예수병원이 첫손에 꼽혔다. 36년을 머물다 고향에 돌아간 설대위 전 예수병원 원장을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

 

그는 단순히 의술을 행하지 않고 따뜻한 가슴에서 우러난 사랑을 바탕으로 인술을 베풀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전북대와 원광대 출신 의사가 배출되면서 오랫동안 전남의대, 조선의대 졸업생들이 포진했던 도내 의료계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예수병원 역시 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에 추월당한지 오래다.

 

2000년 넘게 유지되던 황제 제도를 붕괴시킨 ‘중국 혁명의 아버지’ 쑨원도 사실은 중국 최초의 현대식 서양의사다. 의사로서 출세할 수 있는 기회를 버리고 도탄에 빠진 조국을 구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쑨원 역시 또다른 형태의 ‘슈바이처’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슈바이처는 지구촌 곳곳에서 헌신하고 있는데 지난 16일 목동이대병원에서는 한시간 여만에 4명의 신생아가 숨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 충격을 주고있다.

 

국내 대표적 병원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앞으로 의료계에 대한 불신을 어떻게 씻어낼지 걱정스럽다.

 

그런데 요즘 의료계에서는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을 어디로 배분할지가 뜨거운 감자다. 서남대에 다니던 학생들은 도내 대학에 편입하면 되지만, 그 이후 의대정원을 어디에 배분할지가 쟁점이다. 정부는 서남대 폐교후 의대 정원 49명을 2019학년도 입시에서 한시적으로 도내 다른 대학 의과대에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인데 그 이후에도 이 정원을 전북에 배정할지는 미지수다.

 

서남대가 폐교되면서 생긴 의대 정원은 전북대와 원광대 등에 배분하는게 너무나 당연하다는게 전북의 논리다. 의료인력은 지역별 안배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서남대 폐쇄로 인해 발생한 의대 정원은 당연히 전북 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남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중 전남도와 세종시에 의대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전남배정을 촉구하고 있다.

 

박지원·이정현 의원 등 전남지역 정계 중진들이 전남에 의대 신설을 위해 나섰다. 이미 목포대 의대 설립 타당성 조사 정부 예산까지 편성돼 있다.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전북에 묶어두느냐, 전남에 빼앗기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도내 정치권의 대응이 주목된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위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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