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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상 신드롬'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백 가지 이유가 있고, 패배 이유도 백 가지가 된다고 한다. 선거과정이 그만큼 단순치 않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이번 지방선거의 본선 결과만큼은 그리 복잡하지 않았던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도가 월등한 상황에서 일찌감치 민주당 압승이 예상됐다. 실제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도 광역단체장뿐 아니라 전국 226개 단체장 중 151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서울 25곳 중 24곳, 인천 10곳 중 9곳, 경기 31곳 중 2곳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어디 그 뿐인가. 보수 야당의 텃밭인 부산에서도 16곳 기초단체장 중 13곳에서 당선자를 냈고, 울산에서는 아예 5곳 모두 싹쓸이 했다.

전국을 휩쓴 이런 ‘민주당 쓰나미’속에 전북지역 지방선거 결과가 오히려 이변이라고 할 만하다. 민주당 간판을 달지 않은 4명 후보가 시장군수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그 중 유기상 고창군수 후보의 당선이 단연 화제다. 득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당 바람과 현직 프리미엄이라는 두 가지의 악조건을 넘어섰다는 점에서다. 다른 3명의 단체장 당선자는 현직 시장·군수이거나 현직 군수가 없는 지역이어서 유 당선자보다는 여지가 있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 크게 뒤졌던 유 후보가 일반의 예상을 깨고 당선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역시 그의 승리를 한두 가지가 아닌 백 가지 이유가 있을 터다.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유권자들이 알아줬을 테고, 잘못한 상대 후보의 덕도 봤을 것이다.

유 후보는 4년 전 민주당 경선을 포기하고 무소속으로 나서려다가 후보 단일화 관문을 넘지 못해 주저앉았다. 그리고 4년간 고창 주민 속으로 들어갔다.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장에는 어김없이 그가 있었다. 그렇게 고창을 돌며 12켤레의 운동화를 닳아 없앴단다. 그 무엇보다 성실함과 진정성이 마지막 뒷심을 발휘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아니었을까.

“무수저 흙수저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하는 고창, 돈과 배경이 없어도 열정과 실력으로 성공하는 청년들이 바로 유기상입니다.”

유 당선자가 선거일 페이스북에 남긴 지지 호소문이다. 향후 선거에서 ‘유기상 신드롬’이 나타날 법도 하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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