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권의 먼지털이에 걸려 사망에 이르고 말았다. 평생 약자와 정의의 편에서 변호사, 국회의원, 대통령직을 수행했지만 냉혹한 정치 패거리들은 그를 세상 끝으로 내몰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태어나 성장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마을은 봉화산과 들판 경계선에 자리해 있다. 그는 퇴임 후 봉화마을 옛집 뒤켠에 ‘지붕이 평평한 저택’을 짓고 1년 남짓 살았다. 1000권에 달하는 책이 꽂힌 업무실에서 독서를 하다가도 주민이 부르면 곧바로 달려나가 하나가 됐다. 친환경 농업 등을 하며 대통령 시절 완성하지 못한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했다.
노무현 노회찬 두 사람이 꿈꾼 세상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삶터였다. 공정한 세상, 정의로운 세상 등 수식 조차 거추장스러운, 그런 세상이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그저 사람이 사람들 속에서 혹은 어깨 겯고, 혹은 막걸리 잔 부딪치며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나선 그들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야만 한 현실이다.
자살은 나쁜 선택이다. 그들 정도라면 그런 정도의 수렁은 그리 깊은 게 아니었다. 극복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무쇠처럼 너무 단단했던 그들은 휘어지기보다는 부러짐을 선택했다. 세상에는 살아서 할 수 있는 일과 죽어서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다. 노무현이 여전히 살아 숨쉬듯 노회찬도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서민 대중 사이에서 영원히 살아 숨쉴 것이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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