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27년전인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되면서 유행한 단어중 하나가 가불(假拂)이었다. 가불이란 노동시장에서 앞으로 받을 임금이나 품삯 중 일부 또는 전부를 미리 앞당겨 받는것을 말하는데, 그만큼 생활이 어려운 지방의원들이 많았다는 얘기다.소위 황색돌풍에 의해 지방의회에 입성한 이들중에는 제대로 된 학벌은 커녕, 직업한번 없이 정당 주변을 맴돌았던 이가 많았다.
더욱이 당시 지방의원은 명예직에 불과했을뿐 급여조차 없었기에 오직 남은 것은 깡다구 뿐이었다.일비나 여비 등 회의참석 수당으로 근근이 생활하던 일부 지방의원들은 가불을 해가기 일쑤였다. 다음 회기때 받을 수당을 미리 타가는 것이다. 법률적으로는 변태경리였으나 이것을 잘 하는게 유능한 경리 담당자였다. 그런가하면 새해 예산안을 다루는 예결위는 으레 기관장의 업무 추진비중 일부를 쪼개 쓰는게 관례였다. 만일 분배가 잘 안되면 의정단상에서 난리가 나기 일쑤였고, 사사건건 시비가 걸렸다.
이런 와중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행정의 난맥상을 제대로 짚어내면서 점차 이름을 알려가는 이들이 있었다. 학벌이나 경력 등에서 별다른게 없었으나 결기 하나로 무장된 일부 의원들은 향후 정치적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잘못된 관행에 대항했고, 대안을 제시해냈다.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내면서 어깨너머로 배운 역량을 한껏 발휘하거나 운동권이나 각종 단체에 몸담으면서 익힌 노하우를 접목시켜 나간 것이다. 그래서 일부 의원들은 진정성을 인정받았고, 훗날 시장 군수나 국회의원을 지낸 경우도 많다.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지방의원들은 이제 영악해졌다. 의정활동 과정에서 구태여 많은 적을 만들려고 하지 않고, 어떻게든 자신의 위상을 높이면서 지지기반을 넓힌다.
지방의원은 도약을 위한 발판이라는 얘기다.10년전, 20년전에 비해 요즘 의원들의 소양과 품위는 한참 위에있다. 정의감으로 무장되고 세련된 기술을 갖춘 이들도 많다.
더욱이 지선이후 첫 등단한 올해 도의회나 시군의회 모두 열정이 넘친다. 그런데 벌써부터 일부 지방의원들은 갑질 행태를 보인다고 한다. 의정활동은 무조건 물고 뜯어야만 자신을 찾아온다는 것을 깨달아가면서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의를 깐깐히 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나친 오만이 종종 눈에 띈다고 한다. 일부 목소리를 높이는 의원중에는 공적인 일에 사적 감정을 개입시키는 경우가 없지않아 보인다. 심지어 닭 잡는데 소잡는 칼을 쓰는 의원도 있다고 한다. 시민들은 무관심한 듯 해도 의원들이 4년동안 어떤 마일리지를 쌓는지 예의주시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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