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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뿐인 혁신역 결론

KTX 전북혁신역 신설이 사실상 무산됐다. 국토교통부가 KTX 익산역-정읍역 사이의 전북혁신역사(김제역) 신설안을 두고 타당성 용역을 실시한 결과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내리면서다. 국토부의 용역 결과에 달리 토를 달 생각은 없다. 그러나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혁신역 신설에 주민은 없고 온통 정치적 이해만 번뜩였던 민낯을 보았기 때문이다.

혁신역 타당성 용역비가 세워졌을 때 익산지역 정치권의 반응은 그야말로 호떡집에 불난 것 같았다. 익산 지역구의 이춘석 국회의원은 용역비 예산을 세운 같은 당 소속의 안호영 의원을 향해 “정치를 잘못 배웠다”고 비판했다. 혁신역 신설을 막는 데 정치생명을 걸겠다고도 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몇 명의 후보들은 삭발까지 감행하며 반대의 투지를 불살랐다.

이런 분위기 속에 생산적인 토론이 나올 리 만무했다. 도지사를 비롯해 혁신도시 인접의 시장·군수들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지금도 알 길이 없다. 용역 결과를 지켜보자는 정도의 원론적 이야기 외에 관련 언급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익산 이외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고개를 돌렸다. 용역비를 세운 안호영 의원마저도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용역 과정에서 공개적인 의견 수렴 한 번 없었고, 진행 과정 또한 감감했다.“타당성으로 보나 정치적 힘의 논리로 보나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한 이춘석 의원의 힘과 예언(?)을 넘어설 장치가 아예 없었던 셈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혁신역 신설에 대한 용역 결과를 사필귀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대응을 자제해 왔지만 국토부의 결과까지 나왔기 때문에 도민의 민심을 분열하거나 조장하는 일련의 행위에 대해선 엄중 경고한다”며 “이런 주장이 제기되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단다. 정 시장이 국토부 용역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더욱이 독재시대도 아닌 오늘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주장을 펴는 걸 좌시하지 않겠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

물론 국토부의 용역 결과를 존중해서 익산역이 더욱 발전할 있도록 도민들의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윽박지르 듯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혁신역 문제가 남긴 상처는 깊다. 그나마 성과라면 지역의제를 이렇게 풀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리라.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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