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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첫 국가기념일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다. 근본이 깎이면 나라가 잔약해지는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런데도 보국안민의 계책은 염두에 두지 않고... 제 살길에만 골몰하면서 녹위만을 도둑질하니 어찌 옳게 되겠는가? 우리 무리는 비록 초야의 유민이나... 망해 가는 꼴을 좌시할 수 없어서 온 나라 사람이 마음을 함께하고 억조창생이 의논을 모아 지금 의로운 깃발을 들어 보국안민을 생사의 맹세로 삼노라” (디지털고창문화대전 인용)

오는 11일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동학농민혁명 기념행사 때 낭독되는 무장기포 포고문의 일부다. 올해로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125년 만에 처음 국가차원에서 개최하는 법정 기념식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 동학농민혁명 법정기념일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1월 정부가 황토현전승일인 5월 11일을 국가기념일로 정하고 올 2월 국무회의를 거쳐 지정했다.

이날 ‘다시 피는 녹두꽃, 희망의 새 역사’를 주제로 열리는 첫 국가기념식에서는 고창의 우도농악 길놀이에 이어 배우 양준모가 무장포고문을 낭독하고 순국선열과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를 기리는 묵념, 동학농민혁명의 경과보고, 이낙연 국무총리의 기념사 순으로 진행된다. 이날 동학농민혁명 기념행사는 서울뿐만 아니라 충북 청주, 전남 장흥, 경북 영덕을 비롯 전국 각지에서 거행된다.

1894년 1월 제폭구민(除暴救民) 보국안민(輔國安民)을 기치로 고부봉기에 이어 4월 무장기포를 통해 전북의 땅에서 농민들이 지핀 혁명의 불길은 1년여에 걸쳐 충청도와 경상도 강원도 경기도 황해도 등 전국 각지로 번져 나갔다. 그러나 겨우 죽창과 화승총을 들고 일어섰던 동학농민군은 기관총과 야포 등으로 중무장한 일본군에게 추풍낙엽처럼 쓰러졌고 결국 미완의 혁명으로 끝났다.

그렇지만 반봉건 민주화, 반외세 자주화를 내건 동학농민혁명은 우리 민족?민중항쟁의 초석이 되었고 그 혁명정신은 3·1 만세운동과 자주 독립운동을 일깨웠다.

이제 동학농민혁명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명실공히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만큼 혁명을 재조명하는 사업들을 확장해 나가고 전국화 하는 일에 본격 나서야 한다. 또한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로서 자긍심을 갖고 시대정신을 선도해 나가야 할 때다.

권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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