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개혁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전주 완산구에서는 개표 결과가 잘못 입력된 사실까지 드러나 선관위의 역량과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선관위가 전북교육감 선거 개표 과정에서 제3투표소 개표 결과를 중복 입력하면서 제1투표소 선거인 1104명의 투표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부실한 선거 관리로 선관위의 신뢰가 이미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이제는 선거 결과의 신뢰성마저 의심받게 됐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선거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게다가 선관위는 오류를 확인하고도 이를 즉시 바로잡지 않았고, 후보 측에 통보하지도 않았다. 중복 입력에 따른 집계 오류가 당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확인한 공식 개표결과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선거관리기관의 역할은 정확한 집계뿐 아니라 정확한 정보의 공표에도 있다. 오류를 발견하고도 곧바로 정정하지 않았다면 이는 단순 실수를 넘어 안일한 업무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선관위가 과연 제정신으로 선거를 관리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선거에 대한 신뢰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나온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행사한 소중한 한 표가 정확하게 기록되고 반영됐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선거관리기관은 다른 어떤 기관보다 높은 수준의 정확성과 책임감을 요구받는다. 국민의 참정권을 책임지는 기관에서 기본적인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누가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전산입력 실수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오류가 왜 발생했는지, 검증 절차는 제대로 작동했는지, 결과 공표 과정에 허점은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선관위는 독립성을 보장받는 헌법기관이다. 하지만 그 독립성은 특권이 아니라 더 무거운 책임을 전제로 한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선관위는 설 자리가 없다. 투표용지 부족에 이어 개표결과 입력 오류 사태까지 발생한 지금, 선관위는 스스로 조직을 되돌아보고 해체 수준에 이르는 대대적인 쇄신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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