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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북문학예술인회관, 건물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

15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전북문학예술인회관이 오는 8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제기되는 논란을 보면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건물은 거의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정작 핵심인 전시 콘텐츠와 운영 방향은 여전히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겉모습만 화려하게 갖춰놓고 본질인 작품과 작가 정신의 보존이라는 소프트웨어 구축을 뒷전으로 미루는 것은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의 폐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시설의 가치는 건물의 규모나 외형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어떤 철학과 비전으로 운영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특히 문학예술인회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니다. 우리 지역 문학과 예술의 역사와 정신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문화적 거점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개관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내부 전시 준비 미흡과 전문성 부족 등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건물은 예산으로 지을 수 있지만 콘텐츠와 운영 역량은 시간과 전문성이 축적돼야 비로소 완성된다. 개관을 불과 두 달 앞둔 시점까지도 전시 콘텐츠와 운영 방향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했다면 과연 도민들에게 어떤 의미와 감동을 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제라도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 지역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서 작가 선정과 전시 구성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정립하고 지역성과 역사성을 균형 있게 반영해야 한다.

또한 개관 일정에 쫓긴 졸속 추진보다 완성도 높은 콘텐츠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단계적 개관이나 시범 운영도 검토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개관 날짜가 아니라 도민들에게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아울러 개관 이후의 운영 청사진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상설전시와 기획전시, 교육 프로그램, 지역 예술인 지원사업, 청소년 문화예술 체험사업 등 중장기 운영계획을 공개하고 지속 가능한 예산과 전문 인력 확보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개관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전북문학예술인회관은 수백 년 이어져 온 전북 문학과 예술의 정신을 담아낼 상징적 공간이다.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남은 두 달은 위기이면서도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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