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생명과학고 임정훈 인라인 롤러 남고1000m 우승
제91회 전국체육대회 인라인 롤러 남고에서 도내 선수단이 14년만의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7일 인라인 롤러 남고 1000m에 출전한 임정훈 선수(전주생명과학고 2년)가 1위로 결승점을 통과하며 십수년에 걸친 선배들의 한을 풀었다. 하지만 임 선수의 우승 뒤에는 초등학교부터 운동을 함께 한 죽마고우 최광진 선수(전주생명과학고 2년)의 헌신이 있었다. 최 선수 역시 이날 동메달을 획득하며 죽마고우와 기쁨을 함께 나눴다.
200m 트랙을 다섯 바퀴 도는 경기. 최 선수는 초반부터 선두에 나서 경기를 리드하며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바퀴 반을 남기고 임 선수가 선두로 치고 나왔다. 친구의 우승을 위한 최 선수의 헌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추월하려는 상대 선수를 몸으로 막으며 심판진으로부터 경고 1회를 받았다. 인라인 롤러에서는 경고 2회면 자동 탈락된다.
결국 최 선수의 도움에 힘입어 임 선수는 대회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뒤이어 최 선수도 3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당초 도내 선수단은 임 선수가 2위 또는 3위를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정의 힘이 금메달을 만들어 낸 것이다.
임 선수는 "함께 훈련하고 열심히 가르쳐 준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옆에서 뛰며 도와 준 친구(최광진 선수)가 너무 고맙다"고 덧붙였다.
임 선수는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 5관왕을 차지하는 등 한국 인라인 롤러의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그에 비해 용진초 3학년 때부터 함께 운동을 시작, 8년째 같은 학교에 진학한 최 선수는 그늘에 가려진 느낌이다. 물론 최 선수 역시 올해 남원코리아오픈에서 1위, 나주와 춘천대회에서 각각 3위를 차지하는 등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8년 지기인 두 선수의 우정과 헌신으로 도내 선수단은 96년 이후 맥이 끊긴 인라인 롤러 남고 금메달을 따 낼 수 있었다. 도내 인라인 롤러 남고는 1988~1995년까지 전국체육대회 8연패를 달성할 정도로 정점에 올랐지만 이후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이들의 활약으로 다시 전국 정상의 위치를 차지하는 일도 어렵지는 않아 보인다.
"정훈이는 정말 인라인을 잘 타는 뛰어난 선수에요. 아직 실력은 제가 뒤지지만 언젠가는 넘어서야죠."
어깨를 토닥이는 친구를 보며 최 선수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