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전국 최초 통합체전 검토…주최기관·선수층 달라 난항 예고
전북도가 내년부터 도민체전을 도민의 날(10월 25일)이 아닌 5월에 생활체육대회와 통합해서 치르는 방안을 추진중인 가운데 이의 실현 여부가 체육계 안팎의 화두로 떠올랐다.
봄철에 경기를 치를 경우 생활체육대회와 도민체전을 통합해서 한꺼번에 해야 한다는데 공감하는 의견이 많지만, 체육회와 생활체육회의 입장이 다르고, 여론수렴이 아직 미흡한데다, 경기단체간 통합이 전혀 안돼있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2일 도체육회 고환승 사무처장과 생활체육회 박효성 사무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 도민체전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도민의 날이 아닌 5월로 옮겨 도민체전을 치를 경우 생활체육대회와 통합해서 치를 수 밖에 없다"는데 대체로 공감했으나, 각 경기단체나 시·군의 의견 수렴과 함께 이해당사자간에 충분히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행정기관에서 앞장서서 추진하거나, 졸속 결정해선 안된다는 견해가 표출됐다.
도가 이날 간담회를 가진 것은 김완주 지사가 최근 고창에서 열린 도민체전(47회)을 둘러본 뒤 "4∼5월께 생활체육과 통합해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데 따른 것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로선 효율성과 타당성 등을 이유로 5월에 한꺼번에 치르자는 화두를 던진 것일뿐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으나 체육회장인 지사가 5월께 통합체전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만큼 앞으로 여론수렴 과정을 밟는 등 통합체전 개최 문제가 현안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도의회에서 수년에 걸쳐 "따로국밥식으로 하지 말고 통합체전을 치러야 한다"고 주문해 온 점을 감안하면, 당장 내년부터 통합 체전이 치러질 공산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실제로 내년 도민체전 개최지인 전주시는 이미 지난 1일 회의를 열고 내년 5월 둘째주에 통합체전을 개최할 수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전북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통합체전을 개최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으나 아직 실현 여부를 속단키는 어려워 보인다.
생활체육인들은 당장 내년부터라도 통합체전을 치러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엘리트 체육인들은 다소 견해가 다르다.
다른 시·도에서는 모두 도민체육대회와 생활체육대회를 분리 실시하는데 거기에는 뭔가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자칫 엘리트 체육이 고사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 선수를 중심으로 한 도민체육대회와 30세 이상 동호인 위주로 치러지는 생활체육대회를 통합할 경우 취지는 좋지만, 가뜩이나 위축된 엘리트 체육의 전문성이 무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체육회와 생체협간 조직이 일원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쪽에서 주최·주관을 할 것인지 갈등의 소지가 있고, 특히 엘리트와 생활체육간 개별 경기단체가 전혀 별개로 움직이는 특성상 잡음을 노출시킬 우려도 크다.
통합체전의 경우 경기장이나 숙소 문제로 인해 전주, 군산, 익산, 정읍시 등을 제외하면 다른 시·군에서는 개최가 어려워 이에 따른 불만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대다수 군 단위 지역은 참가 인원이 적어 대회 출전을 포기하는 경우도 우려된다.
일부 엘리트 경기인이나 지도자들은 "이러한 문제점은 큰 틀에서 볼때 사소한 것일 수 있으나, 서둘러 통합체전을 추진하다 자칫 갈등이나 불협화음만 노출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장 내년 실시를 목표로 형식적인 여론수렴 절차를 밟아가면서 강행하기 보다는, 전북도가 전반적인 문제점을 하나씩 검토해서 체육 단체간에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접근해야 한다는게 뜻있는 체육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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