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대학 신입생들이 통과의례처럼 치르는 소위 MT는 영어 Membe-ship Tra-ining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합성어이다.
‘조직 구성원들의 단체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실시하는 합숙훈련’쯤의 의미를 갖고 있는 이 합성어는 그러나 영어 본바닥 사람들은 사용하지도 않고 영어사전 어디에도 수록돼 있지 않다.
순전히 우리 대학사회에서 처음 만들어 내 사용이 확산 그야말로 ‘콩글리시’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새내기들에게 MT는 기대감과 설레임의 대상이다. 입학식이 끝난후 학과별로 또는 서클별로 이어지는 이MT를 통해 갓 대학생이 된 뿌듯함을 느끼게 되고 사회나 역사를 보는 인식에 새로운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70∼80년대 암울했던 시기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에겐 MT에서 선배들이 토해 내는 사자후(獅子吼)는 곧 진리요 시대적 사명감처럼 받아 들여졌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MT때마다 빠지지 않는 음주문화의 폐해다. 선배들이 사발 가득히 따라 주는 소주나 맥주 막걸리는 남학생이건 여학생이건 거이 의무적으로 마셔야 한다.
마치 음주량의 다과(多寡)가 호연지기의 측정치나 되는것처럼 주는 쪽이나 마시는 쪽이 모두 결연한 자세다. 주량을 감당 못하는 새내기들에게는 음주를 강요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어김없이 MT음주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대학 입학철을 맞은 요즘 전국 각 대학마다 MT가 한창이다. 여러 대의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MT장소를 출발하는 버스 적재함에는 소주·맥주가 그득그득 실린다. 아니나 다를까, 엊그제 춘천의 한 모텔에서 또 MT음주사고가 났다.
만취상태에서 새벽에 야외 화장실에 나선 한 남학생이 6m아래 절벽으로 굴러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6개월전에 남편이 암으로 세사을 떠났다는 죽은 학생 어머니의 넋두리가 TV화면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이제 MT도 달라져야 한다. 본래 의미대로 합숙훈련을 통한 건전한 토론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술 때문에 귀중한 젊음이 희생되는 이런 MT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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