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오목대] 전화 暴力



 

지난달 1일부터 국내 통신업체들이 발신자 전화번호표시(CID·Caller ID) 시범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전화풍속도가 바뀌고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전화를 받는 사람이 상대방 번호를 확인할 수 있어 인사말도 없이 곧바로 퉁명스럽게 ‘왜 전화했느냐’고 묻는 바람에 머슥해지기도 하고 밤늦은 시간에 실수로 전화번호를 잘못 눌렀다가 장난전화로 오해를 받아 혼쭐이 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상가집에 간다며 부인을 속이고 엉뚱한 곳에 갔다가 상가집 번호가 찍히도록 전화를 걸어보라는 요구를 받고 들통이 나는가 하면 향락·퇴폐업소를 찾는 손님들이 업소전화 사용을 꺼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와함께 발신자의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물건을 사기위해 상점에 전화를 하는 경우 본인의 뜻과는 무관하게 번호가 고스란히 상점에 남게돼 불미스런 일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데도 아직 법적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지 고작 1년밖에 되지 않는데다 발신자번호표시를 통해 새롭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검토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장난전화나 협박전화 때문에 밤잠 못이루며 전전긍긍, 수시로 전화번호를 바꾸거나 아예 코드를 빼놓고 필요할때만 연결시켜 사용하던 가입자들 입장에서 보면 정말 크게 환영할 일이다. 전화공해에 시달리던 휴대전화 이용자들 또한 이 제도시행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시행초기니만큼 기술적·제도적 문제점과 허점이 노출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수도 있다. 관할 전화국의 교환기가 전(全)전자 교환기가 아니거나 사설 구내 교환기를 사용하는 곳, 또는 공중전화등에서 전화를 걸 경우 발신자번호가 제대로 찍히지 않는다. 그렇다고 벌써부터 무용론을 들고 나오거나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키려 드는것은 올바른 처사라고 볼 수가 없다. 미흡한 부분은 얼마든지 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장난전화로 겪는 짜증이야 감수한다 하더라도 극도의 공포감을 주는 얼굴없는 스토커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것은 당사자가 아니면 그 고통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회일반올해도 찾아온 ‘얼굴 없는 천사’⋯26년째 이어진 선행

전주전주시, 국장급 보직인사…내년 1월 2일자

금융·증권전북은행, 신임 ‘CRO·CCO’ 강장오 리스크관리부장·김용상 금융소비자보호부장 선임

산업·기업[ESG경영 선도하는 전북기업] 휴비스 전주공장 “SHE 철학은 시대의 사명”

교육일반[NIE] 2026년 병오년 전북이 반짝반짝 빛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