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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경시대회 부작용



 

주요 대학들이 입시와 연계하여 주최하는 고교생 대상 경시대회가 대학별로 한창 실시되고 있다. 현재 전국 각 대학이 주최하는 경시대회만 1백50개 정도이며, 각종 학회나 기관등에서 실시하는 것까지 합하면 6백여개나 되는 것으로 파악돼 가히 경시대회 열풍(?)일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시대회 입상실적이 있어야 대학의 수시모집 특기자 전혀에 지원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수험생 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서울 강남등지 학원에서는 고액의‘경시대회 준비반’이 운영되고 있으며, 경시대회에 대한 정보와 일정 뿐만 아니라 문제풀이등을 제공하는 유료 인터넷 전문사이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경시대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응시자 수가 크게 늘어나자 주요 대학들이 자신이 주최하는 경시대회에 응시할 수 있는 수험생수를 고교별로 제한하여 논란을 빚고 있다. 전국 고교의 등급을 정해 놓고 응시할 수 있는 학생들은 최대 1백명에서 최소 3명으로 제한한 것이다. 사실상의 전국 고교 등급제이라 선배들의 입학성적을 가지고 수험생들의 응시기회를 제한하는 일층의 ‘연좌제’인 셈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경시대회마다 수험생이 수천명씩 몰려 시험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대회를 위해 응시자가 수를 제한하고 있다”고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옹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겅시대회는 어학, 수학, 과학, 논술, 예능, 컴퓨터용 영역별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목적인데 관리상 어려움을 들어 응시자 수를 제한하는 것은 기회의 평등권을 빼앗는 것이며, 인격과 인성을 도야시키는 교육취지에도 크게 어긋나는 행태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서울을 중심으로 실시되는 각종 경시대회 정보에 어둡고 사교육 접근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방학생들을 우롱하는 처사인 셈이다. 모든 분야에서 중앙집중이 심화되고 있는 마당에 지방에 거주하는 서러움을 절감시키는 또 하나의 사회현상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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