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기’를 전라도 사투리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거시기는 사전에까지 실려 있는 표준어이다.
‘거시기’는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이 얼른 떠오르지 않거나 또 그 사람이나 사물을 직접 말하기 거북할 때, 그리고 하고자하는 말이 얼른 떠오르지 않을 때 쓴다.
“너 거시기 깨끗이 닦았냐?”의 거시기는 전자의 용법으로 쓰인 것이고,
“저, 거시기, 죄송합니다만 부탁 좀 들어주시겠습니까?” 에 쓰인 거시기는 후자의 용법으로 쓰인 것이다. 전자에 쓰인 거시기는 구체적으로 ‘남자의 성기’를 가리킨다. 남자의 성기를 직접 거론하기 민망하여 그 대신 거시기를 이용한 것뿐이다. 그렇다고 거시기를 남자의 ‘고추’만으로 고정하여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데 전라도 지역에서는 이 ‘거시기’ 와 같은 기능의 단어로 ‘머시기’ 가 쓰이고 있는데, 이 ‘머시기’에 이끌려 ‘거시기’가 생겼다는 설이 있어 우리의 관심을 끈다.
전라도 말 ‘머시기’는 ‘무엇’을 뜻하는 중세국어 ‘므슥’ 과 관련된 어형이란다. ‘므슥’에 접미사 ‘ㅡ이’ 가 결합하여 ‘므스기’ 가 되고, 이것이 ‘무스기’, ‘무시기’를 거쳐 ‘머시기’로까지 변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거시기’의 ‘거’는 본래 대명사 ‘그’인데, 이것이 ‘거’로 변한 것으로 본 것이다. ‘그’나 ‘거’는, “그(거), 뭐냐하면….”에서 보듯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습관처럼 쓰는 말이어서 ‘거시기’가 ‘머시기’에 유추되어 만들어진 말이라는 것이다.
어쨌거나 ‘거시기’는 사투리가 아닌 엄연한 표준어라는 것을 알고, 적재적소에 알맞게 쓰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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