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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힘은 독자로부터 나온다

▲ 김영호 전북일보 둑자권익위원장·우석대 교수
세계 최초로 대중신문의 시대를 개막한 ‘뉴욕 선, Newyork Sun’이 1830년대에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신문은 소수 엘리트들의 전유물이었다. 당시 유럽이나 미국의 신문들은 특정 정치인이나 정파(당)에 속해 그들로부터 후원을 받는 자금에 의해 신문을 운영하는 형태의 정파(政派)신문들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신문의 주요 역할은 정쟁의 도구로서 정치인들을 위한 나팔수 역할에 불과, 신문과 일반 대중들은 괴리될 수밖에 없었다.

 

이랬던 신문들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킨 신문이 바로 ‘ <뉴욕 선’이다. 이 신문을 창간한 벤자민 데이(b. day)는 당시 한 부에 6센트였던 신문 가격을 1 6에 불과한 1센트로 파격적으로 낮추고, 기사는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스트레이트 뉴스 위주의 객관적 보도와 기사에 제목을 붙이는 등의 편집상의 변화로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 p>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이러한 시도에 대해 기존 신문계로부터는 ‘싸구려 신문(penny paper) ‘이라고 무시를 당하기도 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워서 독자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독자의 증가는 광고 수익의 증대로 이어져 신문 가격을 1/6로 인하하고서도 재정적으로는 오히려 안정이 되어 정당이나 정치인들에게 기대거나 손을 벌리지 않고도 독자적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이로써 신문의 정치적 중립, 불편 부당성이라는 전통도 세우게 됐다. 이 신문이야말로 독자의 힘에 처음으로 주목하여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했다는 점에서 신문 대중화의 효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신문뿐만이 아니라 모든 매스미디어의 힘은 독자, 시청자, 이용자, 관객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언론 매체의 영향력은 여론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힘으로부터 나온다.

 

언론은 여론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조성하고 이끌기도 한다. 신문의 독자 수는 드라마 등 프로그램의 시청률이나 영화 관객 수와는 질적인 면에서 성격이 다르다. 즉 <뉴욕타임스> 의 발행 부수는 불과 120여만 부밖에 되지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권위지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 보여주듯 신문의 영향력은 단순히 독자의 많고 적음보다는 독자 중에서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 여론지도층이 얼마나 많은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문의 독자는 직접적으로는 구독료를, 간접적으로는 광고비를 지불하여 금전적으로 신문 운영의 양대 축을 담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신문의 영향력이 비롯되는 원천이자 든든한 배경으로서의 1인 3역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문의 독자는 똑같은 소비자라도 일반 상품의 소비자와는 비교가 안될만큼 훨씬 더 큰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 권리란 신문이 과연 정론직필의 자세로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독자들에 의해 부여된 영향력을 올바르고 제대로 행사하는지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하는 의무이기도 하다.

 

전북일보사 대회의실엔 ‘전북일보는 전북 도민의 자존심’이라는 문구가 걸려있다. 도민들 앞에 항상 자랑스럽고, 떳떳한 신문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를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모든 전북 도민을 잠재적 독자로 삼아 ‘전북일보의 힘은 전북 도민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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