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한일전에서 치고 받는 공방전을 펼치다 끝내 득점없이 비겼지만 소속팀으로 돌아가기 위해 출국장에 도착한 축구 국가대표 해외파들의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1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차두리(30.셀틱)는 중원싸움에서 밀렸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박지성과 기성용이 빠진 자리를 경험이 적은 신형민이가 메우려다 보니 부족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일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포어 리베로' 전술이 시기상조라는 의견에 대해선 "조용형도 원래 포지션에서 변화를 주려다 보니 자기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차두리는 어제 치러진 한일전을 두고 사실상 이긴 경기나 다름없다며 일본 언론들이 보도한 데 대해 축구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침을 놓았다.
차두리는 "아무리 패스워크가 좋고 경기를 지배하더라도 골을 넣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그게 바로 축구다"라고 잘라 말했다.
모두 73번 붙어 40번을 이긴 전적에서도 알 수 있듯 차두리는 한국이 일본보다는 아직 한수위라고 못박았다.
허리가 좋지 않아 후반전에만 잠시 나왔던 기성용(21.셀틱)은 한결 차분한 어조로 한일전을 복기했다.
"일본은 그들만의 평가 잣대가 있기 때문에 그들이 이긴 경기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말한 기성용은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도 어제 경기는 비교적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박지성의 공백을 메우는게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건 청용이 몫"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기성용은 소속팀 미드필더들이 대거 부상에 시달려 선발 출전기회를 잡은 만큼 허리뿐만 아니라 몸 관리를 잘해 팀내 입지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더 나아가 아시안컵 대회 이전에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착실히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출국장에 도착한 이청용(22.볼튼 원더러스)도 전날 한일전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로 말문을 열었다.
이청용은 "비록 비기기는 했지만 경기 내용 면으로 따지면 결정적인 찬스는 한국이 더 많았다. 경기를 우리가 주도했다"며 "아직 대표팀은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다. 아시안컵에서 다시 일본과 맞붙고 싶다"고 말했다.
절친한 동료인 기성용이 박지성의 빈 자리는 이청용이 메워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이청용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하려다 보니 어려웠다. 머리로 이해는 해도 막상 그라운드에선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충분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이청용은 며칠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북서부 지역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사실에 대해 "기분은 좋지만, 정말 아이러니하다. 나보다 잘하는 선수가 정말 많은데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먼 거리를 다니느라 피곤했다는 이청용은 이번엔 어머니가 함께 잉글랜드에 건너간다며 아이같은 표정을 지었다.
이들 해외파는 내년 1월부터 열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12월 다시 대표팀에 소집돼 실전 훈련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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